‘창안차가 현대차를 눌렀다.’

중국시장에서 현대차를 제치고 5위에 오른 창안(長安)자동차는 중국을 대표하는 토종 자동차 회사다. 자동체 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1984년 자동차 사업에 본격 진출한 지 31년 만에 중국 자동차 시장 ‘톱 5’에 들었다. 올해 1~9월 판매대수는 80만9397대. 6위인 현대자동차(72만4705대)를 8만대 이상 앞섰다.

창안자동차의 대표 차종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S35’와 ‘CS75’다. CS35와 CS75는 올 상반기에 각각 8만8000대와 8만6000대가 팔려 중국 SUV 중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SUV 열풍을 타고 판매량이 급증했다. 중국 지방은 도로 상황이 열악해 세단보다 튼튼한 SUV가 인기다.

창안자동차의 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현대·기아차 등 외국 브랜드의 반값에 불과하다. ‘따라 올 테면 따라와 봐라’는 식이다. CS35 가격은 7만8900위안(1400만원)부터, CS75의 가격은 10만8800위안(1950만원)부터 시작한다.

올해 4월 ‘2015 상하이모터쇼’ 창안자동차 전시관을 찾은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오른쪽 첫번째)이 창안자동차의 CS35를 살펴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어떻게 반값에 차를 만드는지 연구해 봐야겠다."
지난 4월 '2015 상하이모터쇼' 전시회에서 창안자동차를 본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의 이 말은 반 년도 안돼 어떻게든 넘어야할 지상 과제가 됐다.

창안자동차는 2001년 미국 포드와 합작사인 창안포드를 설립했다. 2003년부터 차량 생산을 시작했으며 3개의 완성차 공장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글로벌 회사들과 합작관계를 맺고, 10년 이상 제조 경험을 축적했다”고 말했다. 외국 브랜드와의 품질 격차 해소는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창안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디자인을 베낀 '짝퉁'이란 비판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중국 SUV 바람을 주도하는 '자동차판 샤오미'라는 신조어가 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 점유율은 40% 수준이나, SUV 시장 점유율은 55%까지 높아진 것도 창안자동차의 상승세 덕분이다.

창안자동차는 중국 정부가 야침차게 육성하는 친환경차 시장을 노리고 있다. 2009년부터 한국의 배터리 회사인 LG화학(051910)과 협력하고 있다. 내년에 양산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에 LG 배터리를 넣고, 전기차 등 친환경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