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韓牛) 수는 줄었는데 찾는 사람은 계속 늘면서 한우 가격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야말로 ‘금송아지'라 부를 만하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축산관측 10월호에 따르면 2015년 9월 1등급 한우의 ㎏당 평균 도매가격은 1만8751원으로 2014년 같은 기간보다 22.7% 올랐다. 2~3등급 도매가격도 17~21% 오른 1만3800~1만6500원을 기록했다.

올해 한우 시세는 구제역이 있었던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육 마릿수가 2012년부터 줄어드는 가운데 유통업체의 할인 경쟁까지 가세해 재고가 부족해진 점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한우(韓牛) 수는 줄었는데, 한우를 찾는 사람은 계속 늘면서 한우 가격이 2010년 구제역 사태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대관령 방목 한우.

한우 가격 고공행진은 다음 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구원은 9월 한우 사육 마릿수 예상치가 2014년 같은 기간(282만 마리)보다 줄어든 269만 마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육 마릿수가 줄어들면 도축되는 한우도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 이달 중 한우 큰 소 1등급 평균 도매가격은 ㎏당 1만6500~1만8500원 선까지 뛸 것으로 보인다.

한우는 공급량이 4년 전에 결정된다. 한우를 한 마리 생산해 공급하는 데는 최소 40개월이 걸린다. 임신기간이 약 10개월이고, 출산 후 출하까지 사육기간이 약 30개월 정도 필요하다. 여기에 송아지 생산을 위한 어미 소 건강관리 기간을 고려하면 송아지 1마리가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최소 4~5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한우 가격은 2018년까지 꾸준히 오를 가능성이 크다. 농촌경제연구원의 한육우 장기전망에 의하면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2017년 최저치를 기록한다. 도축 마릿수는 2018년과 2019년을 전후로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한우가 원활하게 공급되긴 어렵다는 뜻이다.

소비자는 한우 가격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소고기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올해 1~8월 소고기 수입량은 19만7000t으로 2014년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다. 추석을 앞두고 수입고기 가공작업이 늘어나는 7월에는 수입량이 2014년 같은 기간보다 24%나 늘어난 3만1000t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소고기는 호주산이 절반 정도로 가장 많았고, 미국산과 뉴질랜드산·캐나다산이 뒤를 이었다.

황성진 경상북도 예천군 축산관리 담당은 "한우가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축산 시장 상황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속단할 수 없다"며 “수입 소고기 유통량이 많아지면 한우 값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