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수입차 4개사 한국법인 사장들이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배기가스 조작, 시동꺼짐, 대체부품 관련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 4개사는 독일을 대표하는 수입차업체로 국내 수입차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수입차회사 사장들이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두했다. 오른쪽 첫번째부터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 토마스 쿨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사장,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사장

수입차 회사 사장들은 국회의원들의 질타에 “사과한다”, “송구하다” 는 말을 되풀이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와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은 고개를 숙여 배기가스 조작 사태를 사과했다. 일부 외국인 사장은 의원 질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있었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폴크스바겐코리아가 배기가스 조작사태가 불거진 뒤 “20일이 지나서야 사과문을 보냈다”며 “국감 때문에 뒤늦게 한거 아니냐”고 물었다. 토마스 쿨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은 “고객 신뢰를 저버린 것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태 관련 사실을 파악하기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쿨 사장은 한국 정부의 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정확한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 역시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에 대해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송구하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사장은 수입차 업계의 현실을 지적하는 질문에 개선책을 찾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일부 수입차 딜러가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질문에 “(수입차업계가) 과도한 할인경쟁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데, 개선점을 찾고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변재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수입차 부품가격이 국산차에 비해 3배나 높고 평균 수리기간도 8.8일로 길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대체 부품제도가 올 1월 도입됐고, BMW가 가장 먼저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김효준 사장은 “고객들이 대체 부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적절히 안내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폴크스바겐 차량 수리 관련) 리콜을 하면 연비가 저하되는데, 보상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토마스 쿨 사장은 “모든 조사가 이뤄진 이후에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말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6주 후에 정부 조사결과가 나올 것이며,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윤석 의원은 “국내 자동차 회사의 할부금리 이자율은 4~5%인데, 수입차는 8.9%에 달한다”며 “수입차 회사들의 (할부금리 관련) 불공정관계 조사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현승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달 광주에서 발생한 벤츠 시동꺼짐 불만 고객 사건에 대해 “벤츠는 리콜이 가장 많고, 수리도 엉터리다”라고 지적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사장은 “(지적사항에 대해) 유념하겠다”며 “공식서비스센터가 34개인데 연말까지 40개로 늘릴 것이며,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에 투자해 고객 만족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은 딜러사에 대한 본사의 횡포를 지적하는 질문에 ‘해프닝’이라고 표현했다가 정정했다. 타머 사장은 “(독일인이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라면서 “해프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미안하며 사건(incident)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