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년 상반기에 주요 상장사 배당수익률이 3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배당수익률만으로 배당주 투자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배당수익률만 보고 투자하면 위험

배당주는 연말에 배당하는 회사의 주식을 뜻한다. 매년 12월 결산일 전에 배당주를 사서 결산일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다음 해 주주총회 때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배당주를 고를 때 흔히 사용하는 기준이 배당수익률이다. 배당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을수록 투자 가치도 높다고 본다. 최근에는 배당수익률이 4%가 넘는 종목까지 나오면서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주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배당주 투자는 7~8월부터 이뤄진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주 54개 종목의 최근 6년간 7월 한 달 수익률은 2.6%다. 전체 배당주 568개 종목의 같은 기간 수익률(3.5%)보다 오히려 낮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간 전체로 보더라도 고배당주가 전체 배당주에 비해 대체로 낮은 수익률을 냈다"며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만 골라서 매수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중에서도 실적 좋아야

증시전문가들은 배당주에 투자할 때 배당수익률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기준들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고배당주 중에서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위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배당금이 많다고 해도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해 볼 가능성이 크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국채금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고배당주 중에서도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이 추천한 기업은 SK텔레콤·KT&G·메리츠종금증권·한국쉘석유·서원인텍 등이다.

주당배당금(DPS)도 실적이 좋은 배당주를 고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DPS가 전년 대비 증가한다는 의미는 이익이 늘었거나 이익이 유지되면서 배당 성향이 확대됐다는 의미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전년 대비 DPS가 증가한 종목은 꾸준히 20% 이상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91개 종목이 31.4%의 수익률을 냈다. 유안타증권은 DPS와 연간 영업이익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한국전력·KB손해보험·강원랜드·코웨이·CJ제일제당·한화케미칼 등을 추천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낮은 편에 속한다.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6%로 비슷한 규모인 대만(4.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앞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질 여지도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미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보다는 앞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NH투자증권은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좋은 배당주 투자 대상이라고 말한다.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이미 완숙기에 접어든 업종은 주가 부양을 위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정부 배당 확대정책도 주목해야

배당소득증대세제 같은 정부의 배당장려 정책이 올해부터 시행된다. 배당소득증대세제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의 하나로 배당을 받는 주주의 세 부담을 완화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당소득증대세제 등 세제혜택을 누리기 위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큰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에 대해 새로운 접근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