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 RBC비율, 12월 220%로 100%P 상승할 듯

현대라이프 ‘구원투수’로 나선 대만 푸본생명이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푸본생명은 실적 부진 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된 현대라이프에 2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푸본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승인 신청서를 접수했다. 금융위는 보험업법에 따라 푸본생명의 부채비율, 최근 5년간 형사처벌 여부, 감독당국의 제재 여부, 재무요건 등을 두루 심사할 예정이다. 통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2달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최종 결론은 12월 중 나올 가능성이 크다.

푸본생명은 지난 9월 15일 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현대라이프 투자 승인을 받았다. 한국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연내 2200억원을 현대라이프에 투자하게 된다. 푸본생명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에 이어 현대라이프 지분 48%를 확보한 2대주주가 된다.

푸본생명의 자금 수혈로 현대라이프는 일단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전망이다. 6월말 기준 118.9%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현대라이프 위험기준 자기자본(RBC·Risk Based Capital)비율은 100%포인트가량 올라가 22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라이프의 RBC비율은 생보사 중 꼴찌로, 생보업계 평균(291.9%)은 물론 안정권(200%)에도 못 미치고 있다.

푸본생명은 현대라이프 유상증자에 참여한 뒤 현지 직원을 국내로 파견해 대만의 연금상품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현대라이프의 상품 포트폴리오 중 80%가 보장성 보험이고, 나머지 20%가 저축성 보험이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 수익이 5년은 돼야 본격적으로 나오는 만큼, 고령화를 일찌감치 경험해 연금상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한 경험이 있는 푸본생명의 상품 개발 통계 노하우 등을 배울 것”이라고 했다.

현대라이프(옛 녹십자생명)는 201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뒤 4년 가까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인수 대금 외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1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투입했지만, 재무건전성은 지속적으로 악화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에도 87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푸본생명은 2014년 1조3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대만 2위 보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