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은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 하루였다.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가 전체 주가를 끌어올리며 지난 8월 10일 이후 2000을 밑돌던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2000선(2005.84로 마감)을 뚫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이라는 잠정 실적을 공개했다. 증권가가 예상했던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2분기보다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5.8% 증가했고, 갤럭시S5의 실패로 부진했던 지난해 3분기보다는 매출이 7.5%, 영업이익은 무려 79.8%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는 8.69% 급등하며 두 달여 만에 120만원대(125만1000원)를 회복했다.

삼성전자의 위력은 8월 산업 생산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통계청은 "8월 산업 생산이 전달보다 0.5% 늘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갤럭시노트5 출시에 따른 모바일 부문의 생산 호조'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국내 전체 상장사의 11.3%, 영업이익의 27.4%, 순이익의 38.3%를 차지한다. 또 7일 현재 유가증권 시가총액의 16.4%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나 실적이 우리 기업 전체의 성적표를 실제 이상으로 왜곡하는 '착시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북대 이장우 교수(경영학)는 "삼성전자의 실적 지표 하나에 온 나라가 일희일비하는 것은 우리의 산업경쟁력과 경제구조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방증"이라며 "일시적인 삼성전자 실적보다 우리 제조업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