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3.3㎡당 1000만원을 넘는 지역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은 늘었지만 저금리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어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강남구, 2006년 ‘3.3㎡당 1000만원’ 시대 열어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금 1000만원 시대’는 강남구가 가장 먼저 열었다. 2006년 서울 강남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3.3㎡당 1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다소 주춤했으나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3.3㎡당 1000만원을 넘기는 수도권 지역이 꾸준히 늘었다.

강남구에 이어 2009년 서울 서초구와 경기 과천시가 1000만원을 넘어섰다. 2013년에는 서울 중구, 성동구 등 강북권 지역이 포함되면서 평균 전세가가 3.3㎡당 1000만원이 넘는 곳은 10곳으로 늘었고, 2014년에는 경기 성남시를 비롯해 수도권 자치구 14곳이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 올해 60주 연속 전세금 상승세에 수도권 4곳 새 진입

올해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60주 연속 오르면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3.3㎡당 1000만원을 넘어서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영등포구를 비롯해 성북구, 강서구 등이 서울에서 ‘3.3㎡당 전세금 1000만원 시대’에 진입했다. 영등포구는 봄 이사철인 3월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고 성북구와 강서구, 광명시 등은 8~9월 1000만원을 돌파했다.

경기에서는 광명시가 과천시와 성남시에 이어 세 번째로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로써 이달까지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3.3㎡당 1000만원 이상을 기록한 지역은 18곳으로 늘었다.

‘3.3㎡당 전세금 1000만원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역도 많다. 서울 동대문구(991만원), 관악구(990만원), 서대문구(942만원), 구로구(908만원), 은평구(904만원), 경기 안양시(953만원), 의왕시(923만원)등은 올 들어 3.3㎡당 900만원을 넘어서 1000만원선을 육박하고 있다. 특히 서울 동대문구와 관악구는 연내 1000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방에서는 대구 수성구 ‘절대 강자’…서울 금천·도봉구보다 가격 높아

지방에서는 3.3㎡당 아파트 전세금이 1000만원을 넘어 선 곳은 아직 없고, 대구 수성구가 3.3㎡당 83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 금천구(794만원), 도봉구(759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방 대치동’, ‘대구 8학군’으로도 불리는 대구 수성구는 대구·경북지역의 명문고교로 꼽히는 경북고와 경신고 등이 있어 교육열이 높다. 이외에도 대구와 부산 자치구의 아파트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이달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고, 강남발(發)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면 전셋값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택 공급을 단기적으로 크게 늘리기 어려운 만큼, 정부와 국회가 논의 중인 전월세전환율 하향조정 및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안 등을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