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증권업계 전망을 웃도는 3분기 잠정실적을 7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51조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으로, 각각 전분기보다 5%, 5.8% 늘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79.8% 증가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당초 예상치(매출 50조20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웃도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낸 것은 환율 덕분이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세트(완제품)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지만,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원화 기준 이익이 늘었다”면서 “특히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는 부품에서 이득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2분기 이후로 계속 오르는 추세(원화 약세) 였다. 원화 환율은 올 2분기 1100원대였지만, 3분기에는 1200원대까지 올랐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환율 변동으로 약 7000억원의 이득을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부품(DS)부문이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7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고가(高價) TV 제품군인 SUHD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대형 UHD(초고화질) TV 패널 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과 중국 고객사의 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탑재가 늘어난 것도 디스플레이 사업에 호재가 됐다.

DS 부문의 반도체 사업은 3분기에 매출 12조원, 영업이익 3조6000억원을 낼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고용량 제품과 모바일, 서버용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요가 늘어나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LSI)의 경우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만든 모바일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한 스마트폰용 부품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했다. 북미와 유럽, 서남아 지역에서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가 늘었지만,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환율 불안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 2조2000억원을 낸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보다 50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갤럭시 S6’, 3분기에는 ‘갤럭시노트5’ 등 전략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판매량이 예상보다 크게 늘지 않았다. 여기에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늘면서 전체 판매단가(ASP)가 떨어져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의 매출 성장세는 주춤한 것으로 증권사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3분기에는 매출이 2분기보다 5%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면서 “신형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됐지만, 매출을 끌어 올리는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