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사진르노 닛산 회장 겸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회장이 최근 폴크스바겐(VW) 배기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해 '미국 음모론'을 제기했다. VW 사태로 인해 디젤차 개발에 집중해온 유럽 자동차 업계가 고사(枯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출로 보인다.

곤 회장은 최근 유럽연합(EU) 회원국 통상·무역 장관들에게 보내는 편지 초안에서 "미국이 VW에 대해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디젤차 경쟁력이 뛰어난 유럽 자동차 업계를 견제하고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3일 전했다. 그는 편지에서 "유럽 자동차 업체는 EU 환경 기준에 맞추기 위해 디젤차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기술을 선도하고 1210만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EU 회원국들은 유럽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ACEA 대변인은 "편지 내용 중 미국을 언급한 부분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어 최종본에서는 삭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