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방계 기업인 태은물류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물류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기업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녀 구은정씨가 경영을 맡고 있다. 보수적인 가풍의 범 LG가에서 여성 오너가 경영을 맡는 것은 이례적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태은물류는 최근 정수기 1위 업체인 코웨이와 700억원 규모의 물류대행 계약을 맺었다. 태은물류는 내년부터 3년간 코웨이의 물류 서비스를 맡는다. 이를 위해 태은물류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물류 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태은물류가 주목받는 이유는 구은정 사장이 직접 창업해 경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분위기의 범LG가에서 여성 오너가 직접 경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구 사장은 지난 2006년 태은물류의 전신(前身)인 조이물류를 창업하고 창고업을 중심으로 물류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 3월 잠시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2013년 3월부터 다시 복귀해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다. 27.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구 사장은 이전에도 2004년 미국 대학 입시 전문 학원인 레카스아카데미를 창업해 경영하는 등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또 그는 예스코지분 5.0%를 보유해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에 이은 2대 주주이기도 하다. LS(006260)지분도 0.77%를 보유하고 있다.

태은물류는 경기도 여주에 본사와 물류센터를 두고 3자 물류, 신선물류, 운송, 창고 임대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36억원으로, 국내 물류 업체 가운데 10위 안팎으로 거론된다. 2009년 4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5년만에 60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태은물류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370억원 정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구 사장은 고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아들인 김중민 스탭뱅크 회장과 결혼해, 범 LG가의 주요 정계 혼맥으로 거론되곤 했다. 슬하의 1남 2녀는 태은물류 지분 58.1%를 나눠 갖고 있다. 그 가운데 외아들 김태익씨(24)는 지분 23.3%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로, 지난 2011년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중민 회장도 지분 5.7%를 보유하고 있다.

태은물류가 자리를 잡아나가기 시작한 데 범LG가가 적잖은 도움을 준 것도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0년 태은물류는 LS네트웍스 산하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몽벨, 잭울프스킨, 스케쳐스 등의 물류 사업을 CJ대한통운(현 대한통운), CJ GLS 등 쟁쟁한 업체들을 제치고 따내면서 물류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금도 LS네트웍스, LS산전 등 주요 계열사와 물류 계약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