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이 전국에 보유한 땅 면적이 최근 10년간 서울 여의도의 34배만큼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기간 30대 그룹 소유 토지의 가치는 115조원 증가했다.

본지가 24일 국토교통부가 이찬열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현대차·SK·LG·한국전력·LH 등 공기업을 포함한 자산 기준 상위 30대 그룹 계열사 1065곳이 올 7월 현재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토지는 총 824㎢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국토(10만307㎢)의 0.82%에 해당한다. 10년 전인 2005년(534㎢)과 비교하면 서울 여의도 면적(8.48㎢)의 34배가 넘는 290㎢가 늘었다.

땅값도 크게 뛰었다. 30대 그룹이 보유한 토지의 공시가격은 2005년 68조5223억원에서 올해 183조3345억원으로 167% 증가했다. 2006년 이후 전국 땅값 평균 상승률이 68%인 것과 비교하면 대기업의 자산 증가 폭이 훨씬 높았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에서 보유 토지가 90㎢ 늘어 가장 증가 폭이 컸다. 10년간 분당신도시(19.6㎢)의 4.5배에 해당하는 면적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이는 30대 그룹이 수도권 지역에 투자를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땅의 용도로는 임야와 농지가 많았다. 이에 대해 대기업이 비(非)업무용 부동산 투자에 주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찬열 의원은 "정부에 법인세 인하 같은 혜택을 요구하는 대기업들이 뒤쪽에서는 땅 투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확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30대 그룹이 최근 10년 새 수도권 등에 투자하다 보니 자연히 토지 보유도 늘었다"며 "임야는 규제가 적고 저렴한 데다가 공장 등으로 용도 변경이 쉬워 기업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