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이 경유차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사건에 대한 조사가 전세계 자동차 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이 자국 내에서 판매 중인 경유차량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선 데 이어, 국내서도 경유차에 대한 조사가 폴크스바겐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3일 “국내에서 판매된 폴크스바겐 4개 차종에 대해 조사한 다음 문제가 있다고 결론이 나면 수입차, 국산차를 막론하고 경유차 전체로 조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골프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상대적으로 경유차 판매 비중이 높은 유럽 수입차 업체들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독일계 A자동차 관계자는 “독일과 미국에서 조사가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어 우리도 자체 점검에 나섰다”고 말했다. 프랑스계 B자동차 관계자는 “폴크스바겐, 아우디뿐만 아니라 사실상 모든 브랜드가 비상상황으로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실제 주행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일이 폴크스바겐 차량에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질소산화물은 오존을 생성하며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이 된다. 유럽연합(EU)과 국내에서 적용되는 유로 6 배출가스 기준상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 허용치는 ㎞당 0.08g 이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이 8월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C차종은 실제 주행에서 인증기준의 7.5배에 달하는 ㎞당 0.597g의 질소산화물을, D차종은 인증기준의 8.3배인 ㎞당 0.667g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이 조사는 올해 5월 한-EU 공동 실주행 배출가스 시험 방법이 공표된 후 시범적으로 이뤄진 시험이었다.

앞서 교통환경연구소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유로6 환경기준을 만족하는 경유차 4대를 시험한 결과, 이 중 3대가 허용 기준보다 최대 2.8배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또 201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유로5 환경기준을 만족하는 경유차를 대상으로 시험했을 때는 시험대상 8대 모두 기준을 초과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아우디의 A3

정부도 경유차가 질소산화물을 기준보다 많이 배출하는 문제점을 알고 있다. 환경부는 올 6월 경유차의 실제주행 질소산화물 과다배출 문제점을 지적하며 EU와 함께 내년 1월부터 ‘대형차 결함확인 검사제도’를, 2017년 9월부터는 ‘소형차 실제도로 조건 배출가스 인증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상황도 마찬가지다. 유럽연합공동연구센터(EU-JRC)와 국제친환경수송위원회(ICCT)가 15개 경유 차량을 시험한 결과 이 중 14대가 질소산화물 매출량이 기준보다 4~7배 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