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인포마크 본사에서 만난 최혁(44) 대표는 손목에 차고 있던 키즈폰 ‘준(JooN)’을 들어보이며 전화를 걸었다.

최 대표의 스마트폰으로 신호음이 몇번 가더니 화면에 지도가 펼쳐졌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 최 대표가 앉아있는 위치가 지도 위에 떴다.

“어린 자녀가 키즈폰 ‘준’으로 전화를 하면 부모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자녀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상 상황시 호출 기능도 들어있어 부모가 어린 자녀의 안전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최혁 대표)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인포마크 본사에서 만난 최혁(44) 대표는 손목에 차고 있던 키즈폰 ‘준(JooN)’을 선보였다.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업체 인포마크가 23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인포마크는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최 대표가 동료 2명과 2002년에 설립했다.

인포마크는 2006년부터 ‘에그’라고 불리는 모바일 라우터(무선데이터 통신을 사용하게 해주는 장치)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알렸다. 올 1분기 기준 인포마크의 국내 모바일 라우터 시장 점유율은 60%를 웃돌고 있으며, 2011년 개발한 최소형 모바일 라우터 ‘컴팩트 에그’의 경우 단일 모델의 누적 판매량이 200만대를 넘어선 상태다.

해외 수출도 활발한 편이다. 인포마크는 미국 스프린트, 말레이시아 YTL 등 30여개 해외 통신사와 협력을 맺고 모바일 라우터를 수출하고 있다. 최 대표는 “누적 매출을 놓고 보면 해외 비중이 7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는 라우터 중심 사업을 영위했지만 앞으로 회사가 성장하려면 새로운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고민을 하다가 오랜 기간 교류해온 통신사들로부터 키즈폰의 필요성에 대해 듣게 됐다”고 말했다.

최혁 인포마크 대표

그는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나이대의 자녀와 부모가 연락을 할 일이 생기지만, 성인용 스마트폰이 고가인 데다가 어린이가 가지고 다니기에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손목에 차는 형태의 유아용 스마트폰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017670)과 손잡고 출시한 키즈폰 ‘준’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준’에는 통화, 문자, 비상 시 위급 알람, 안심존 설정 등 부모가 자녀의 안전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준’은 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 출하량 28만대를 돌파했다.

‘준’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인포마크의 매출도 2013년 대비 15% 증가한 70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 증가한 41억원, 당기순이익은 70% 늘어난 34억원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올해 매출도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포마크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에서 ‘준’이 차지한 비중은 약 40%에 달했다. 최 대표는 “올해는 키즈폰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로 늘고, 내년에는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올해 인도네시아 통신사인 ‘인도샛(Indosat)’과 계약을 맺고 키즈폰 3000대를 수출하면서 향후 키즈폰 수출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현재는 유럽 지역의 유수 통신사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인포마크 제품의 디자인과 디자인을 구현해내는 능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키즈폰의 경우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특별상도 받았다. 그는 “모바일 라우터나 키즈폰 모두 소비자 제품이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가 고르는 제품이 성공한다”며 “웨어러블 제품의 경우 기능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뛰어난 디자인을 가져와도 보통 구현 단계에서 일부 기능을 살리기 위해 회사의 입맛대로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인포마크는 최대한 디자인 원본과 완제품을 비슷하게 구현하는 데 주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인포마크 본사에 위치한 연구소에서는 주파수, 전력 측정 등 통신 관련 테스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인포마크 직원 89명 가운데 44명이 연구소 인력이다.

인포마크는 키즈폰을 계기로 웨어러블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주력할 사업은 성인용 웨어러블 기기와 핀테크 단말기다. 지난 6월에는 독거노인과 알츠하이머(치매) 환자를 위한 성인용 웨어러블 단말(지킴이폰) 1200대를 보급했다.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결제 기능을 포함한 ID 카드 형태의 핀테크 단말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미국의 웨어러블 기업 ‘핏빗(Fitbit)’처럼 디자인이 기억에 남는 웨어러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인포마크는 지난 15~16일 이틀 동안 진행된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381.0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으로는 약 4641억원이 몰렸다. 공모가는 1만4000원이었다.

공모는 신주 58만9000주, 구주 28만1000주에 대해 이뤄졌다. 신주 매출을 통해 들어올 자금은 신제품 개발과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17억5185만원

◆주요 주주: 최혁(21.8%), 에스비팬아시아펀드(17.1%), 소프트뱅크레인저벤처투자조합(4.6%)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보통주 350만3708주의 43.7%인 153만2630주

◆주관사(삼성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회사가 속한 통신산업 특성상 정부 정책과 규제 방향에 따라 실적이 악화될 수 있음.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외주 용역 업체를 통한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외주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영업 악화가 우려됨.

국내외 중소·대기업들이 모바일 라우터 및 키즈폰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데, 향후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품 가격과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우려가 있음.

지난 2013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74%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향후 외화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할 경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