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교신도시가 청약 열기를 타고 지역 상권까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새로 개통될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대형 상가들이 잇따라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새 랜드마크 상권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뜨는 곳이 있으면 지는 곳도 생기는 법. 새로 뜨는 랜드마크 상권으로 옮겨가는 상인들이 늘면서 기존 상권은 조금씩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광교 상권에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경기도청역 상권

광교신도시 경기도청역 일대 상권은 호재가 많다. 지하철 신분당선 경기도청역이 내년 개통을 앞두고 있고, 롯데에서 공을 들인 롯데아울렛이 최근 개장했다. 롯데아울렛 안에는 쇼핑시설 외에 롯데시네마와 한식 뷔페 ‘풀잎채’, 중식당 ‘크리스탈 제이드’, ‘롯데리아’ 등 각종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입점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호반건설이 분양한 스트리트형 상가 ‘아브뉴프랑’도 이미 영업을 시작해 롯데아울렛과 주변 상점들과 함께 대형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아브뉴프랑 내 ‘계절밥상’, ‘948 키친’, ‘후쿠오카 함바그’ 등의 음식점들은 30분 대기가 기본일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현재 아브뉴프랑 상가 임대율은 97%로 공실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대부분의 점포들이 공사를 마치고 입주를 끝냈거나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브뉴프랑과 비슷한 스트리트형 상가들이 계속해서 들어설 예정인 것도 지역 상권에는 호재다. 아브뉴프랑 바로 옆으로 비슷한 형태의 ‘월드스퀘어’가 최근 오픈한데 이어, 중흥토건의 ‘광교 어뮤즈스퀘어’ 등 주상복합 아파트 내 스트리트형 상가들도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근 오픈한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상가 ‘월드스퀘어’ 에는 아직 빈 점포들이 많지만 싱당수 점포들이 입점해 영업 중이다.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상가 ‘월드스퀘어’ 분양 관계자는 “현재 월드스퀘어 상가 임대율은 60%대 수준”이라면서도 “분양은 직영을 제외하고 100% 완료됐고, 호재도 많은 상황이라 추석이 지나면 임대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경기)도청역 주변은 도청이 들어서는 것 외에 에듀타운이 형성돼 배후 수요가 충분하다”면서 “지하철이 개통되고 도청 이전이 끝나면 유동인구도 늘어나 상권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신대역 일대, 미래 가능성 높지만 당장은 ‘글쎄’

광교신도시 신대역 일대는 만족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다. 주변 공인중개소의 말을 종합해보면 신대역 일대는 경기도청역 일대 상가들 보다는 확실히 공실이 많은 상황이다.

J공인 관계자는 “준공한 지 2~3년 된 상가들은 공실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준공된 건물들은 분양이 미처 안된 곳이 많다”며 “대로변이 아닌 후면부에 위치한 건물들은 2층의 50~60%는 남아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수원고등법원 이전으로 형성되는 법조타운과 내년 2월 지하철 신분당선 개통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 호수공원과의 접근성과 같은 호재가 많아 미래 기대치는 높은 편이라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A공인 관계자는 “기대만큼 상권이 형성되지 않거나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되지 않아도 매물로 나오는 물건이 없다”며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앞으로 호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H공인 관계자는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일부 상인들이 가게를 내놓고 나가는 경우는 있지만 상가 자체가 매물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지하철이 개통되는 내년 2월을 보고 버티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J공인 관계자는 “지하철 개통을 앞두고 지금이 손 바뀜이 일어날 시기”라면서 “사업에 대한 노하우 없이 프랜차이즈 매장을 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자체 경쟁력이 없어 못 버티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광교 카페거리의 몰락

경기도청역 주변으로 대형 상권이 형성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광교 카페거리’라 불리는 광교신도시 이주자택지 2블록이다. 이 지역은 1년 전만 해도 광교 최고 상권으로 꼽혔다. 단지 옆으로 의상천이 흐르고 주상복합형 빌라 1~2층에는 음식점과 카페, 술집은 물론 의류·미용·동물병원 등이 들어서 있다.

이 일대 공인중개소의 말을 종합하면 아브뉴프랑이 생기면서 카페거리의 손님들을 도청쪽 대형 상권에 빼앗겼다. 카페거리는 문화시설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부족하고 주차 공간이 협소해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는 단점도 있다.

K공인 관계자는 “전에는 수로변에 위치한 가게들은 P(프리미엄)를 주고서라도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권리금도 안받고 나가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J공인 관계자는 “1년 전에는 상가 물건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는데, 요즘은 상가 점포 전체 물량의 20~30%는 매물로 나온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지하철역 주변으로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신도시 초기에 형성된 카페거리의 인기는 점차 시들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