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우리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11년째 자살률 1위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 이상으로 늘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주목한 것이‘공유(共有)’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도시들이 공유 정책을 실험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현실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공유는 공간·물건·재능·정보 등 소유하고 있는 자원을 나눠 쓰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므로‘협력적 소비’라고도 불린다. 2014년 전 세계 공유경제 규모는 200억 달러로 추정되며, 매년 8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2050년경 공유경제가 자본주의와 다른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견한다.

서울은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 초고속 무선인터넷 보급률 세계 4위로 세계 최고 수준의 IT(정보기술) 환경을 갖추고 있고, 1000만명 이상의 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거대도시로 정보접근성이 뛰어나 공유를 확산하기에 최적의 여건이다. 서울시는 2012년 9월‘공유도시 서울’선언 이후 공유도시 구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공유경제 생태계 조성, 공공부문 공유 활성화 및 공유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사업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던 주차장 공유기업은 현재 2500개 이상의 주차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아이옷 공유기업은 시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을 적극적으로 매칭해 거래건수가 11만건이 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차를 소유하지 않고도 내 집 근처에서 필요한 시간만큼 손쉽게 차를 빌릴 수 있도록 한 나눔카 서비스는 65만여 명 이상의 시민이 이용했다.

서울은 각 자치구와 협력해 공동체 회복에 기여하고 정보와 지식 공유에 힘이 될 공공시설을 15만 건 이상 개방했다. 공유 서가는 58개소, 생활공구 도서관은 81개소가 마련됐다. 서울시는 보유한 공공데이터 4000여건을 공개했다. 정보 공개는 공유 기반 확산의 기초 공사라는 믿음 때문이다.

올해는‘공유도시 서울’추진 3년차다. 그동안 서울의 노력이 공유도시 기반 조성에 초점을 맞췄었다면 앞으로는 교통·주거·환경·경제 등 도시문제와 시민 생활 속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성공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의 공유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나눔카 사업자는 지난해 1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세계적 투자사로부터 180억 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사석에서 서명을 부탁할 때 자주 쓰는 글귀다.‘ 함께 꾸는 꿈’에는 다양한‘행동’, 즉 시도와 실천이 뒤따르게 된다. 이러한 행동은 때로는 시행착오를 일으키더라도 우리를 더 나은 내일로 데려다 줄 것이다.‘ 공유도시 서울’을 응원해주고 여러가지 제안을 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