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함지뢰 탐지 가능한 비금속 지뢰탐지기 개발 본격화
사병 봉급 15% 인상…GP·GOP·특전사 수당 40~50%↑

정부가 내년 국방 예산을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5년 만에 총 지출보다 많이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 발생한 북한 포격도발을 감안해 최신 무기와 지뢰탐지기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대(對)잠수함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병영 문화 개선을 위해 사병들의 봉급도 15% 인상한다.

8일 정부의 2016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방 예산은 39조원으로 올해보다 4.0%(1조5000억원) 늘어난다. 정부는 지난달 발생한 북한 포격도발을 감안해 총 지출 증가율(3%)보다 국방 예산 증가율을 더 높여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국방 예산 증가율이 총 지출 증가율보다 높았던 것은 연평도 포격도발이 발생한 지난 2010년 편성된 2011년 예산안 이후 처음이다. 당시 국방 예산은 전년 대비 6.2% 늘었고 총 지출 증가율은 5.5%였다.

외교·통일 예산은 3.9%(2000억원) 증가한 4조7000억원, 공공질서·안전 예산은 3.0%(5000억원) 증가한 17조5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일반·지방행정 예산은 60조9000억원으로 4.9%(2조900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 최신 무인기·비금속 탐지기 도입…병사 봉급 15% 이상

정부는 북한의 주요 위협에 대해 24시간 정밀 감시가 가능한 고고도 정찰용 무인기(HUAV)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타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K9자주포, K2전차를 추가로 도입한다. 목함지뢰를 탐지할 수 있는 비금속 지뢰탐지기 개발도 본격화한다. 3000톤급 잠수함 양산을 시작하고 이지스 구축함 첨단음향 탐지체계 개발에 착수해 대(對)잠수함 전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병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내년 봉급을 15% 인상한다. 일병은 월 14만원에서 16만1000원으로, 상병은 월 15만4800원에서 17만8000원으로, 병장은 17만1400원에서 19만7100원으로 오른다. 2017년까지 병사 월급을 2012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GP(Guard Post· 소초)와 GOP(General Outpost·일반 전초) 등 전방에 근무하는 병사 수당을 50% 올리고 특전사들의 저공낙하 수당도 40% 인상하기로 했다. GOP 부대 응급 구조사를 16명으로 늘리고 예비군 사격훈련장을 개선한다.

정부는 북 도발을 억제하는 한편 남북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경원선 복원 예산을 올해 32억원에서 내년 630억원으로 대폭 늘린다. 개성공단 용수·소방시설을 확충하고 북한 영·유아 백신 접종, 의료기기 등 보건의료 협력을 확대한다.

이와 함께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학계·싱크탱크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공공외교를 강화하는 데 16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한다. 한·중·일 3국 워크숍을 추진하고 유력인사의 방한을 추진한다.

◆ 제주 국제공항검역소 장비 보강…20개 신고전화 3개로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 제주 국제공항검역소에 격리시설과 진단검사실을 설치한다. 열감지 카메라 등 검역장비도 보강한다. 항바이러스제는 30% 비축해두고 신·변종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R&D 예산은 올해 308억원에서 내년 410억원으로 늘린다. 109 감염병 콜센터를 상시화하고 200억원을 들여 긴급상황실을 신설한다.

지반함몰(싱크홀)이나 교통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도 늘어난다. 20년 이상된 노후 하수관 91건에 대해 교체·보수를 한다. 올해 1108억원이었던 예산은 내년에 두 배 이상인 2450억원으로 늘어난다. 고속철 유지 보수에도 5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간다.

20여개에 달했던 신고전화는 119(재난), 112(범죄), 110(민원·상담) 3개로 통합한다. 신고전화가 종류별로 많고 복잡하다 보니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민들이 정작 어디에 전화해야 할 지 몰라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해외에서도 24시간 응급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중앙 119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신설된다. 전문의가 영상시설을 통해 응급구조대원에게 현장처치 요령을 알려주면 대원들이 환자를 치료·보호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해외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으며 119로 전화하면 된다.

◆ 현장 경찰관 1880명 증원…보복 범죄 우려되면 CCTV 설치

파출소·지구대 등 현장 경찰관은 1880명 증원한다. 보복 범죄나 가정폭력이 우려되는 피해자 주거지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과 비상벨을 설치하고 112 긴급신변보호 시스템 대상자로 등록한다. 피해자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CCTV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성범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과거 범죄 유형이나 전자발찌 위치·시간 등 과거 자료를 분석해 범죄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성범죄자 보호관찰 신속대응팀은 38개에서 48개로 증설한다.

기획재정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