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013년 12월 ING생명 인수 이후 약 1년 8개월만에 이뤄낸 빅딜이다.

MBK파트너스는 출자약정액과 인수기업 수 등에서 국내 최대 운용사로 꼽힌다. 현재 국내 PEF 업계에서 바이아웃 투자(기업을 사들인 뒤 가치를 높여 재매각해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에 주력하는 곳은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한앤컴퍼니, IMM파트너스, 보고펀드 등 4~5곳에 불과하다.

홈플러스 서울 영등포점 입구의 모습

MBK파트너스는 지난 2004년 국내에 PEF 제도가 도입된 뒤 이듬해인 2005년 김병주 회장에 의해 설립된다. 김 회장은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미국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미국계 PEF인 칼라일 등에서 근무한 M&A 전문가다.

설립된 이후 정수기 제조사인 코웨이와 의류업체 네파, 보험사인 ING생명, 케이블 TV 업체 씨앤엠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을 인수했다. 또 일본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과 인보이스, 중국 뉴차이나생명 등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도 나섰다. 설립 후 MBK가 국내·외에서 인수와 투자에 참여한 업체 수는 20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MBK파트너스는 국내에서 이렇다 할 대형 M&A에 성공하지 못하며 고전해 왔다. 국내에서 진행된 인수전에서 MBK가 마지막으로 승리한 것은 지난 2013년 12월 ING생명 인수였다.

올들어 MBK파트너스는 다른 국내 PEF인 IMM파트너스와 손잡고 KT렌탈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2차 본입찰 과정에서 자금 문제로 뜻을 접었다. 지난 6월에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인수에 나서기도 했으나, 최종 결렬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PEF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말 한라비스테온공조(현 한온시스템) 인수에 성공하는 동안 번번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MBK가 이번에 시장 예상가격 수준을 웃도는 7조원 이상을 제시해 홈플러스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인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MBK파트너스가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1호 펀드에서 인수했던 씨앤엠과 HK저축은행의 재매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HK저축은행의 경우 미국계 PEF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금액 등에서 의견 차이를 좁하지 못하고 있다. 씨앤엠은 분할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인수대상 후보도 찾지 못한 상태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역시 PEF의 인수를 두고 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데다, 실적도 최근 부진해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효율적인 경영 개선 작업이나, 매각 방안 등을 찾지 못할 경우 자칫 씨앤엠과 비슷한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