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벤처기업 창업자들의 '첫 기자간담회'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 창업 7년 만에, 음식주문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창업 5년 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올 3월엔 70여개의 벤처기업을 지분 교환 방식으로 인수한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도 회사를 세운 지 3년 만에 여러 언론 앞에 섰죠.

이들의 공통점은 성장통(成長痛)을 겪거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선데이토즈는 모바일게임 '애니팡'이 '국민 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지만 최근엔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는 등 부진한 실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옐로모바일은 회사 가치가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거품' 논란에 휩싸여 있는 기업입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배달 음식 값의 5.5~ 9%를 차지하던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경쟁업체도 뒤따라 '수수료 0%'를 선언하는 등 배달앱 시장에 새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앞으로 답을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솔직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신작(新作) 게임 출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시장의 우려에 대처했습니다.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오해 풀기에 나섰습니다.

한국의 1세대 벤처 창업자 중에는 유독 '은둔의 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인물이 많습니다. 미국에선 창업자들이 전면(前面)에 나서 회사를 키우고, 벤처 투자나 사회 기부에 앞장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구글의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죠.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 창업자들도 이처럼 적극적으로 대중(大衆)과 소통해 나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