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오픈마켓 진출을 공식화함에 따라 기존 오픈마켓업체인 G마켓·옥션·11번가 등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쿠팡은 이번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 2015년 7월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신청해 전자금융업 등록을 완료했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신규 서비스의 도입은 기존 e커머스 채널의 경계를 허무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업체들은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이 달갑지 않다. 소프트뱅크라는 든든한 뒷배와 빠른 배송능력을 갖춘 쿠팡이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하면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는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소셜커머스의 사업 구조는 적자가 불가피하다. 소셜커머스는 통신판매업자로 상품 판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해 오픈마켓보다 2~3배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쿠팡의 직원 숫자는 20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2위와 3위 업체인 티켓몬스터와 위메프도 1200여명 수준이다. 그러나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전체 직원 숫자는 100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이베이코리아가 훨씬 많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쿠팡은 2014년 매출 3485억원에 1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는 매출 7339억원, 영업이익 562억원을 기록했다.

쿠팡 로켓배송.

이런 점 때문에 쿠팡이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고 손이 덜 가는 오픈마켓 사업을 확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 오픈마켓 업체들은 겉으로는 차분한 반응이다.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은 예정된 수순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또 이미 이전부터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는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을 해왔다고 강조한다.

소셜커머스업체의 상품 판매 비중은 초창기 식당, 레스토랑 할인권 등을 파는 지역딜 상품이 90%에 육박했다. 그러나 현재는 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패션, 식품 등 오픈마켓과 시장이 겹친다. 판매하는 상품만 보면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의 차이가 거의 없다.

오픈마켓은 이와 함께 최근 소셜커머스의 특화된 추천(큐레이션) 서비스를 서둘러 도입했다. 모바일쇼핑 사업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오픈마켓은 소셜커머스 큐레이션형 모델과 비슷하게 한정된 품목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강화했다. 소셜커머스와 마찬가지로 초기 모바일 시장을 잡기 위해 모바일 전용 쿠폰, 광고 등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오픈마켓 업체 한 관계자는 “쿠팡이 이미 전부터 오픈마켓에 진출할 것이란 이야기가 많았던 만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이전부터 해왔던 오픈마켓만의 노하우는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속내는 다르다. 쿠팡의 가장 큰 강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로켓배송은 상대하기 껄끄러운 부분이다. 또 소프트뱅크에서 1조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만큼 대규모 투자도 가능하다.

다만 제도적인 부분이 쿠팡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오픈마켓은 제품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통신판매중개업자다. 그러나 쿠팡은 제품에 책임을 져야하는 통신판매업자로 상품의 품질을 보장해야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이 오픈마켓서비스에도 로켓배송을 실시하면 기존 오픈마켓업체에 위협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로는 어떤 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지 예정된 것이 없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