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생방송 인터뷰 도중 총에 맞아 사망한 WDBJ방송사 기자 앨리슨 파커(24·왼쪽)와 카메라 기자 애덤 워드(27).

생방송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던 지역 방송사 기자와 카메라 기자가 현장에서 총격을 당해 숨졌다.

총격은 26일 오전 6시 45분쯤(현지 시각) 미국 버지니아주(州) 베드퍼드 카운티 모니타 지역의 브리지워터 플라자에서 WDBJ 방송사의 앨리슨 파커(24)가 지역 행사 등과 관련해 비키 가드너 현지 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을 인터뷰하던 도중 일어났다. 가드너 사무국장이 관광객 유치 방안을 설명하는 순간 총성이 잇따라 들렸고, 인터뷰를 촬영하던 카메라 기자 애덤 워드(27)가 먼저 총에 맞았다. 워드 기자가 쓰러지면서 카메라로 범인을 촬영했다. 화면은 바닥을 비추면서 방송은 이어졌다. 사고 현장에서 파커 기자 등이 계속 비명을 지르는 장면도 그대로 방송에 나갔다. 파커 기자도 이후 총에 맞아 숨졌다. 현장에 있던 가드너 사무국장은 등에 총을 맞고 수술을 받았으나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방송사 관계자는 "6~7발의 총성과 비명이 들린 이후, 현장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일부 언론은 범인이 반자동 권총으로 8발을 쐈다고 보도했다.

첫 총성 순간 - 미국 버지니아주(州) 베드퍼드 카운티 모니타 지역에서 26일 오전 6시 45분쯤(현지 시각) 미국 WDBJ 방송사의 기자 앨리슨 파커(24)가 현지 상공회의소 사무국장(흰 옷 입은 여성)을 인터뷰하다 옆에서 울리는 총성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 인터뷰를 촬영 중이던 애덤 워드(27) 카메라 기자와 앨리슨 파커는 차례로 총에 맞아 사망했다.

피살당한 두 사람은 각각 방송사의 다른 동료와 사내 연애 중이었고, 곧 결혼할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드는 모닝쇼 PD인 멜리사 오트, 파커는 같은 기자인 크리스 허스트와 데이트 중이었다. 특히 오트는 약혼자가 총격을 당해 쓰러지는 모습을 방송사 부조정실에서 직접 지켜봤다. 허스트는 그동안 비밀 연애를 하다 이날 두 사람이 다정히 찍은 사진 등을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파커와 사귀던) 지난 9개월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최근 24살 생일 파티도 했는데"라고 글을 올렸다.

베드퍼드 카운티 경찰은 아래위 모두 검은색 옷을 입은 범인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총을 든 범인 모습은 카메라 기자가 쓰러지면서 허공을 향한 카메라 화면에 비교적 뚜렷하게 잡혔다. CNN은 수사 당국이 WDBJ 방송사에서 해고당한 베스터 플래너건을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브라이스 윌리엄스란 이름으로 방송 리포트를 했던 그는 자신이 흑인이어서 인종차별을 당해 해고당했다고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고 전했다. 플래너건은 내부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기자가 쓰러지며 찍은 범인 - 26일(현지 시각) 생방송 인터뷰 도중 총에 맞아 사망한 WDBJ 방송사 카메라 기자 애덤 워드(27)가 쓰러지면서 찍은 범인의 얼굴. 작은 사진은 용의자로 추정되는 베스터 플래너건.

WDBJ 방송사는 CBS의 가맹사로, 버지니아주 남서부 지역 소식을 주로 전해왔다. 이날 사고는 생방송 도중 일어나 총격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면서 미국 전역에 충격을 안겼다. 관계 당국은 총격 사건 이후 베드퍼드 카운티와 인근 프랭클린 카운티 지역 학교를 폐쇄했다. 사고가 난 지역과 700여㎞ 떨어진 뉴욕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지역 방송사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였다.

한편 버지니아주에 인접한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전날 14세 소년이 교사 1명과 학생 29명을 총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이다 투항하는 일이 일어나는 등 미국 전역이 총기 관련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