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좀처럼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것 같지 않았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매물로 나와 화제가 됐다. 두산그룹 계열사로 햄버거 체인인 버거킹과 치킨 프랜차이즈인 KFC를 운영하던 SRS코리아였다.

대다수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당시 버거킹과 KFC가 외식업체들간의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 음식료 업종의 유력 대기업 중 한 곳이 인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을 깨고 M&A의 최종승자가 된 곳은 사모투자펀드(PEF)인 보고펀드였다. 여러 대기업과 음식료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신중하게 주판알을 튕기는 사이 보고펀드는 발 빠르게 움직이며 SRS코리아로부터 버거킹만을 떼어내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버거킹은 놀라운 변신을 거듭했다. 주력제품인 ‘와퍼’ 외에 4종류의 치즈를 첨가한 ‘콰트로치즈와퍼’와 올해 출시한 ‘할라피뇨와퍼’를 포함해 20여종이 넘는 신메뉴를 내놨고,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24시간 운영매장과 드라이브 스루(운전을 하면서 햄버거를 받아가는 매장) 점포도 대폭 확충했고, 영화배우 이정재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브랜드의 고급화를 꾀하기도 했다.

보고펀드가 경영에 나선 지 3년째. 지난해 버거킹의 영업이익은 121억5390만원으로 전년대비 38.1% 증가했다. 인수 당시 131개였던 전체 매장 수도 211개로 늘었다. 맥도널드, 롯데리아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 경쟁사들에 밀려 고전하던 버거킹이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인수에서부터 경영권을 확보한 후 잇따른 체질개선을 통해 버거킹이 다시 전통의 명성을 회복하기까지, 전쟁과 같았던 바이아웃 투자(기업 인수 뒤 가치를 높여 재매각해 차익을 얻는 투자방식) 과정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한 주인공은 보고펀드의 이철민 부대표였다.

◆ ‘1세대 바이아웃 강자’ 보고펀드의 M&A 주역

이철민 보고펀드 부대표. 그는 비데업체 노비타를 시작으로 비씨카드, 아이리버, 버거킹, 삼양옵틱스 등 보고펀드가 10년간 진행한 주요 바이아웃 투자의 실무를 담당했다.

보고펀드는 국내 PEF 업계의 ‘1세대’로 꼽힌다. 지난 2004년 PEF 제도가 도입된 후 이듬해인 2005년 설립됐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등을 사들이는 메자닌 투자나 주식의 일부 지분만을 매입하는 마이너리티 투자보다는, 경영권을 확보하는 투자에 주력해 업계에서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과 함께 몇 안 되는 ‘바이아웃 투자 전문 운용사’로 꼽힌다.

10년간 보고펀드는 노비타와 아이리버, BC카드, 동양생명, 버거킹, 삼양옵틱스, 에누리닷컴 등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했다. 지난 6월 중국 안방보험으로 매각이 확정된 동양생명을 포함, 인수한 기업들 가운데 여러 곳은 차익을 얻고 파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보고펀드는 LG실트론 투자 실패로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증시 상장을 노리고 LG실트론의 전체 지분 가운데 49%를 인수했지만, 결국 상장에 실패해 1호 펀드가 큰 손실을 본 것. 이 때문에 보고펀드는 지난해 보고인베스트먼트와 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VIG), 두 개의 별도 경영 체제로 재편돼 재기를 모색 중이다.

현재 보고인베스트먼트는 회사 설립자인 이재우 대표가 경영을 맡으며 새로운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 보고펀드의 바이아웃 투자 기업들의 대부분을 이어받은 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은 김앤장법률사무소 출신의 법무 전문가로 뉴브리지캐피탈 한국 대표를 역임한 박병무 대표와 모건스탠리 한국지사 IB부문 대표를 지낸 신재하 대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했던 컨설턴트 출신의 이철민 부대표,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 등을 거친 안성욱 부대표의 4인 파트너가 이끌고 있다.

이 가운데 이철민 부대표는 보고펀드가 10년간 진행했던 주요 M&A와 바이아웃 투자의 주요 실무를 담당했던 핵심인물이다. 특히 큰 이익을 보고 매각했던 노비타와 BC카드를 비롯해 인수 뒤 실적 개선에 성공하고 있는 버거킹 등에 이르기까지 주로 음식료와 생활용품 등 소비재 기업들의 투자와 경영 개선에서 많은 성과를 얻고 있다.

◆ 영화감독 꿈꾸던 통계학도…IT 혁명으로 바뀐 인생항로

국내 PEF 업계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둔 바이아웃 투자의 전문가로 꼽히지만, 이 부대표는 대학 시절 영화감독을 꿈꾸며 제작 활동에도 참여했던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재학 시절 PC통신 하이텔의 영화동호회 ‘시네마천국’ 활동을 통해 영화인의 꿈을 키운 이 대표는 당시 한양대 연극영화과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주축이 된 영화 제작 동아리인 ‘영화제작소 청년’에 가입해 실제로 제작에도 참여했다. 당시 이 대표와 함께 독립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인물들 가운데는 영화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 ‘와니와 준하’의 김용균 감독,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 등 현직 영화감독들도 적지 않다.

이 부대표는 1995년 9월부터 약 8년간 영화잡지인 씨네21에 ‘인터넷 칼럼니스트 이철민의 네트21’이라는 고정칼럼을 연재했고, ‘인터넷 없이는 영화도 없다’, ‘영화가 얼레꼴레’ 등의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철민 부대표는 PEF 업계에 들어서기 전 영화 관련 도서와 유학 서적 등을 집필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전공인 통계학에서 별다른 흥미를 찾지 못하고 영화판 주변을 멤돌던 이 부대표의 인생이 바뀐 것은 대학 졸업 후 병역특례를 위해 쌍용정보통신에 입사한 이후부터다. CD롬 타이틀과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 등의 업무를 맡고 있던 그는 당시 미국 최대의 IT기술 관련 박람회인 컴덱스(COMDEX) 출장을 통해 IT 산업의 거대한 성장 가능성을 본 뒤 실리콘밸리의 IT기업 취업이나 벤처투자사 입사로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한다.

영화감독이나 방송사 PD가 되는 것을 꿈꿨지만, 창의력과 ‘끼’의 한계로 좌절하며 방황하던 끝에 결국 가장 잘 할 수 있고,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정한 것이다.

미국 듀크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후 들어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도 그가 맡은 주요 업무는 IT 관련 컨설팅이었다. 삼성전자와 KT 등 국내 주요 IT 대기업의 전략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고, SK텔레콤 컨설팅을 통해 현재의 네이트와 SK커뮤니케이션즈, TU미디어 등의 모태가 된 신규 사업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 IT 전문가의 첫 번째 바이아웃 투자, 정답은 ‘비데’였다

이 부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 시절 두산그룹의 M&A 관련 자문 업무를 하던 중 당시 모건스탠리 한국지사의 IB부문 대표를 맡고 있던 신재하 현 보고펀드 대표를 만나면서 PEF 업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2년여간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에 관한 밑그림을 그리면서 신규 투자와 경영 개선 등에서 능력을 발휘한 이 부대표를 눈여겨 봤던 신 대표가 보고펀드 설립에 공동으로 참여한 뒤 그에게 입사를 제의한 것.

컨설턴트에서 PEF 운용역으로 변신한 이 부대표의 첫 번째 투자기업은 무엇이었까. IT 전문가 출신답게 인터넷 관련 기업을 선택했을까. 영화에 심취했던 이력을 살려 독립영화사나 웹 동영상 사이트 등은 아니었을까. 정답은 ‘비데’였다.

2005년 보고펀드에 합류한 뒤 처음 이 부대표가 관심을 둔 쪽은 주(主)전공인 IT 산업이었다. 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유통업이나 전자기기, IT 관련 소재와 부품 등이 타깃이었다. 그러던 중 그의 눈에 들어온 회사가 바로 삼성전자에서 분사된 유·무선 전화기 등을 제조하는 업체인 노비타였다.

당시 노비타는 전화기 외에도 전기밥솥과 가습기, 식기건조기 등 다양한 전자기기와 소형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지만, 이 대표의 관심을 끈 것은 비데였다. 미국 유학 생활과 컨설턴트 시절 여러 차례의 해외 출장을 통해 선진국에서 비데가 폭넓게 보급된 것을 알았던 그는 아직 초창기에 있던 국내 비데 사업이 머잖아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일본의 경우 2인 이상 가구에서의 비데 보급률은 50%에 달했던 반면 국내는 10%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유행과 소비패턴이 몇 년의 시차를 두고 일본과 유사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국내 비데 산업이 곧 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확신을 갖게 된 이후 투자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노비타의 최대주주였던 네오플럭스로부터 2006년 노비타 지분 33%를 인수한데 이어 2009년에는 비데 사업부만을 분리해 100% 지분을 인수했다. 또 지저분한 좌변기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당시 중년 여배우로 한창 주가가 높던 이미숙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했고,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IT 전문가의 비데 제조사 인수와 경영은 대성공이었다. 총 투자액 400억원을 투자해 사들인 노비타는 2년여 뒤인 2011년 12월 미국 콜러에 두 배가 넘는 약 900억원에 매각했다.

◆ 아이리버, LG실트론…IT 전문가, IT 투자에서 고배를 마시다

첫 ‘작품’이었던 노비타에 이어 이 부대표는 두 번째로 참여한 비씨카드에서도 ‘연타석 홈런’을 쳤다. 보고펀드는 2009년 9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으로부터 지분 30.7%를 인수해 우리은행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보고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간 뒤 BC카드의 경영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각 판매 은행에 맞는 카드 상품을 개발해 다른 카드사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업계 최초로 중국 전자결제업체인 유니온페이와 제휴를 맺는데 성공해 한국과 중국 관광객들의 카드 결제 수요를 흡수하는데도 성공했다.

그 결과 보고펀드는 15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BC카드 지분을 2년여 뒤인 2012년 1월 KT캐피탈에 약 3000억원에 매각해 두 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한다.

PEF에 발을 들인 뒤 바이아웃 투자에서 잇따라 좋은 성과를 냈지만, IT 전문가로 꼽혔던 경력이 무색하게 이 부대표는 정작 IT 관련 기업의 투자에서는 신통찮은 성적표를 받아들며 고배를 마셨다.

2007년 3월 이 부대표는 600억원을 투자해 MP3 제조사인 아이리버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아이리버는 해외에서 부진한 MP3 판매실적을 기록한 데다, 애플의 ‘아이팟’에 밀려 국내에서도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부대표는 아이리버가 전자사전과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등에서는 앞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충분히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009년 이 부대표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애플의 ‘아이폰’을 필두로 전 세계에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면서 MP3와 PMP, 전자사전 등 아이리버의 주력제품들이 한순간에 경쟁력을 잃고만 것이다. 결국 인수한 지 약 5년 뒤인 2012년 보고펀드는 아이리버를 SK텔레콤에 약 300억원을 받고 재매각해 50%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직접 투자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보고펀드의 파트너인 이 부대표에게 LG실트론의 투자 실패 역시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보고펀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 속에서 실리콘 웨이퍼 등 반도체 소재의 기술경쟁력을 높이 평가해 LG실트론 지분 투자에 나섰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결국 목표로 했던 상장에 실패했고 투자원금 1700억원을 고스란히 날리고 말았다.

아이리버와 LG실트론 모두 현재의 기술경쟁력과 시장상황만을 근거로 거액의 투자를 했지만, 기술의 진화 속도와 글로벌 경기에 따라 상황이 크게 뒤바뀌는 IT 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읽지 못해 결국 실패한 셈이다.

◆ 햄버거에서 안마의자까지…생활 소비재에서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아이리버와 LG실트론의 투자 실패 후 PEF 업계에서 보고펀드의 입지는 눈에 띄게 축소됐다. 출자약정액 규모가 5000억원에 달했던 1호펀드와 달리, 2호펀드는 3700억원을 조성하는데 그쳤다.

절치부심하던 이 부대표와 보고펀드는 2호펀드부터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음식료품과 유통 등 소비재 산업에 집중했다. IT 산업과 달리 경기에 덜 민감할 뿐 아니라, 고령화와 1인 가구의 빠른 증가로 향후 내수 시장에서 소비재 산업이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크고 위험한 사업 한 두 곳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에서, 작지만 안정적인 여러 개의 사업으로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버거킹은 보고펀드 인수 뒤 메뉴를 확대하고, 배달 서비스 등을 도입해 매년 실적 개선과 점포 수 확장에 성공하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2년 인수한 버거킹은 매년 실적 개선과 함께 점포 수도 빠르게 늘면서 현재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

2013년 5월 인수한 카메라용 교환렌즈와 CCTV 제조업체 삼양옵틱스 역시 순조롭게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삼양옵틱스는 세계 5대 DSLR 카메라 렌즈 제조사로 꼽힐 만큼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회사지만, 인수 당시 기존 경영진이 바이오와 전기차 등으로 무리한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보고펀드는 680억원을 투자해 삼양옵틱스에서 교환렌즈와 CCTV 사업 부문만을 물적 분할해 지분 100%를 인수했고, 이후 유통망 확충과 해외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서서히 회사의 잠재력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삼양옵틱스의 영업이익률은 27.9%를 기록, 2013년 8월부터 12월까지의 이익률 22.4%에 비해 한층 개선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4월 인수한 온라인 가격비교 구매사이트인 에누리닷컴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로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다소 줄었지만, 3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닮은 광고모델을 기용한 TV CF를 방영하는 등 광고와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올들어 누적 다운로드 건수와 월 방문자 수, 매출액 등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들어 보고펀드는 안마의자 제조업체인 바디프랜드의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노비타에 투자했던 것처럼, 노령인구의 증가로 안마의자의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 드림팀을 구성해야 한다

이 부대표는 바이아웃 투자에서 기업 인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수한 회사의 실적을 개선시킬 역량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비록 현재 시장에서 높은 제품 경쟁력을 갖춰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라도 CEO나 주요 임원들의 잘못된 경영 판단으로 인해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 경우, 약 5년 내외의 ‘시한부 경영권’을 쥔 PEF의 투자 역시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1호펀드에서 투자한 아이리버의 경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IT 대기업의 영업 담당 임원을 두 명이나 영입했지만, 기술의 진화 속도를 제대로 읽지 못해 실패를 한 경험이 있다.

2호펀드에서 투자한 버거킹은 베니건스와 미스터피자의 경영을 맡았던 문영주씨를 새로운 CEO로, 맥도널드 상무와 블랙스미스 대표를 역임한 전진욱씨를 최고개발책임자(CDO)로 영입하면서 외식업계의 '드림팀'을 구성했다. 삼양옵틱스 역시 삼성디지털이미징의 상무를 지냈던 황충현씨를 새 대표로 앉혔고, 에누리닷컴도 이베이코리아의 부사장을 역임한 최문석씨를 CEO로 영입하는 등 각 인수 기업마다 해당 업계의 최고 전문가들로 새 경영진을 구성하고 있다.

◆ 문화와 유행에 미치면 투자의 길이 보인다

이철민 부대표. 뒤로 버거킹과 스타벅스 등 주요 음식료품 기업들을 테마로 한 레고 모형이 보인다.

이 부대표는 국내 PEF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발히 이용한다. 과거 함께 영화감독을 꿈꿨던 현직 영화인이나 방송계 관계자들과 지금도 자주 만남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레고 등 다양한 취미활동과 공연문화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유망한 기업, 특히 일상생활과 밀접한 개인 고객 대상(B2C) 기업을 제대로 발굴하기 위해서는 책상 앞에서 주판알을 튕기는 것보다는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앞서가는 문화와 유행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 부대표가 가진 투자철학이다.

그는 “최근 PEF 업계가 이렇다 할 인수 대상을 찾기 힘든 ‘딜(deal) 기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의 패턴은 채 몇 년을 유지하지 못하고 빠르게 변화한다”며 “단순히 재무나 기술, 경영기법 등에서의 전문가보다는, 끊임없이 유행과 문화의 변화를 따라가는 투자자가 ‘반 걸음’을 앞서 유망한 투자 대상들을 발굴하는데 앞선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