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天津)항에서 12일 오후 11시30분쯤 두 차례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톈진항을 주요 수출항으로 이용하는 국내 자동차업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업체 외에도 르노자동차, 폴크스바겐 등이 피해를 봤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톈진항 폭발사고는 루이하이(瑞海)라는 물류 회사의 위험물 적재 창고(야적 컨테이너)에서 발생했다. 루이하이는 위험물질을 연간 100만톤씩 처리하는 업체다. 이번 사고로 최소 44명이 사망하고 520여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신화통신이 SNS를 통해 전한 톈진한 폭발 사고 현장

이번 사고로 텐진항 컨테이너 야적장에 있던 현대차 3950대와 기아차 2175대가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판매 물량 대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만들지 않는 제네시스, 에쿠스와 같은 고급 모델은 울산항에서 톈진항으로 수출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사고 현장 인근에 야적장이 있어 어느 정도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도 “피해 대수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모두 보험처리가 가능해 금전적인 손실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는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쌍용차 관계자는 “중국 북쪽 지역은 광저우 항구를, 남쪽 지역은 톈진항을 이용해 수출했지만 이번 사고로 톈진항 물량을 광저우 항구로 돌리기로 했다”며 “현지 대리점이 있어 큰 피해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폴크스바겐의 경우 야적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아렉 1000여대를 포함해 총 2748대가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르노의 신차 1000여대가 불에 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