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교 신도시가 경기도청 신청사 건립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신청사 규모를 줄이는 대신 호텔·면세점, 오피스 등을 짓는다는 내용의 새 구상이 나왔는데, 장기적으로 광교 분양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는 30일 경기 광교 신도시 내 신청사 부지 6만㎡ 중 2만6000㎡를 민간에 매각해 ‘복합개발방식’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매각된 부지에는 호텔과 면세점, 주상복합, 오피스 등이 들어선다. 신청사는 당초보다 절반 가량 축소된 3만3000㎡에 들어선다.

경기도는 건립 재원을 고려하면 부지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부지 매각을 통해 이익금 1500억원이 마련되고 비용 또한 64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지금도 광교 신도시에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등이 대거 들어서 주거 쾌적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또다시 주상복합을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피스가 오피스텔로 바뀌어 조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도 이유다.

봉성재 광교신도시입주민총연합회 부회장은 “현재도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이 난립해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교 주민들의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구상”이라면서 “경기도가 ‘기획부동산’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광교 신도시에서 오피스텔은 과잉공급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금까지 광교 신도시 행정구역인 수원시 영통구와 용인시 수지구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물량은 1만4960가구에 달한다. 영통구 내 대다수 물량은 광교 신도시에 속하며, 수지구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역시 상당수가 광교 신도시에 자리잡고 있다. 올해까지 광교 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물량(2만8000여가구)와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기존에 공급된 물량이 많은 만큼 청약 당시에는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계약률 100%를 채우지 못하는 오피스텔도 나오고 있다. 이달 분양한 ‘광교 더샵’ 오피스텔은 평균 162.5대 1, 최고 17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정작 계약일이 지나자 미계약분이 나왔다.

주거를 주 목적으로 만들어진 광교 신도시에 호텔과 면세점을 유치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광교 신도시 K공인 관계자는 “당장은 호재겠지만,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관광지가 원천호수 이외에는 마땅치가 않고, 일대 구매력이 호텔이나 면세점을 유지할 만큼 크게 높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전망이 있을 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광교 신도시 G공인 관계자는 “광교는 녹지비율이 43%에 이르러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주거용 신도시로 부각되고 있는데, 면세점이나 호텔 등 집객 요인이 강한 시설이 들어오면 쾌적성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광교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