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최고의 와인 애호가’ 배용준 씨가 결혼식 건배주로 100년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프랑스산 프리미엄급 샴페인을 골랐다.

배씨는 2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유명 연예인 박수진씨와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에는 스파클링(발포성) 와인 ‘프랭크 봉빌 레 벨 부아 그랑 크뤼 NV(Franck Bonville Les Belles Voyes Grand Cru NV)’와 ‘끌로 쌩 장 샤또네프 뒤 빠쁘 2012(Clos Saint Jean Chateauneuf du Pape 2012)’가 나왔다. 이 둘은 각각 ‘영원함’과 ‘화합’이라는 의미를 가진 와인이다.

와인업계에는 배씨가 고른 와인에 대해 ‘평소 연예계에서 이름난 와인 애호가다운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용준씨는 평소 와인업계 유명인사들과 교류가 잦을 뿐 아니라, 고급 와인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1년 ‘와인과 사람’이라는 와인 서적을 기획했을 정도로 와인에 관심이 많다. 이날 결혼식 주례도 미국 나파밸리에 ‘다나 와이너리’를 일군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이 맡았다.

건배주로 쓰인 프랭크 봉빌 레 벨 부아 그랑 크뤼(사진)는 평균 수령이 100년 가까이 된 고목(古木)에서 딴 포도로만 만든다. 그 자체로 백년가약을 뜻하는 셈이다.

프랭크 봉빌은 배용준씨가 가장 좋아하는 샴페인으로 꼽은 브랜드다. 권장소비자가는 병당 30만원이다. 2015년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원 만찬에서 마셨던 모엣샹동 샴페인보다 4배 정도 비싸다.

이 샴페인을 만든 프랭크 봉빌은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가장 도전적인 생산자로 손꼽힌다. 이 샴페인 하우스의 창립자이자 프랭크 봉빌의 아버지 알프레드 봉빌은 1936년 유명 샴페인 제조사 ‘뵈브 클리코’가 제공하던 안정적인 일자리를 뒤로 하고 전 재산을 털어 본인만의 양조장을 차렸다.

홍광현 소믈리에는 “이 샴페인은 영원한 생명력을 지닌 사랑과 순수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결혼식 건배주로 자주 사용한다”며 “결혼 생활 이후 닥칠 역경을 극복하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과 함께 제공된 메인 와인으로는 프랑스 남부 론(Rhone) 지역의 와인 끌로 쌩 장 샤또네프 뒤 빠쁘(사진)가 쓰였다. '샤또네프 뒤 빠쁘'란 와인은 대부분 그르나슈·시라·무흐베드르·쌩소 등 프랑스 남부 지역의 여러 포도 품종을 섞어 만든다. 이 때문에 화합과 조화를 강조하는 기업 만찬이나, 결혼식에 단골로 쓰인다.

이 중에서도 클로 쌩 장은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가 “지금까지 테이스팅한 모든 샤또네프 뒤 빠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와인”이라며 무더기로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파커는 이 와이너리가 2003년부터 2012년 사이에 빚은 와인들에 만점인 100점 8번을 포함해, 98점 이상(Extraordinary Grade)의 점수를 17번 줬다. 소비자 가격은 병당 15만원 수준이다.

해당 와인 수입사 크리스탈와인컬렉션의 이건구 매니저는 “끌로 쌩 장은 한국시장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인기가 높은 고급 와인 브랜드”라며 “2014년 마스터 소믈리에 로라 메니엑(Laura Maniec)이 참가한 블라인드 테이스팅(blind tasting·와인 겉면을 가린 채 하는 시음회)에서 같은 지역의 유명 와이너리들을 제치고 1~3위를 휩쓸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찬에는 두 와인 외에도 서브 와인으로 프랑스 알자스 지방 유명 와이너리 바인바흐(Weinbach)가 생산하는 ‘그랑크뤼 리슬링 2001(Weinbach Grand Cru Riesling 2001)’과 앤느 프랑소와즈 그로(A.F Gros)의 ‘샹볼 뮤지니 2012( Domaine A.F. Gros Chambolle Musigny 2012)’가 나왔다.

가격은 바인바흐 그랑크뤼 리슬링 2001이 90달러(해외판매가 기준), 앤느 프랑소와즈 그로의 샹볼 뮤지니 2012이 80달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