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LG전자 인수설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주가 떴을때 매도하자’였다.”

“구글은 LG전자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 얼마든지 (제품생산을) 오더할 수 있는 폭스콘, 콴타 같은 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전해진 구글의 LG전자 인수설에 대한 투자·IT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LG전자의 현주소가 여실하게 드러난다. 외국인들이 LG전자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있는데, 향후 주가 전망을 더 안좋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구글이 인수를 고려할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LG전자(066570)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가는 최근 12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2분기뿐만 아니라 하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 하락하는 LG전자…2003년 이후 주가 최저

24일 LG전자는 전날에 비해 3.86% 하락한 4만1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7월 들어 12.8% 하락했고, 올해 들어선 30.4% 내렸다.

LG전자의 주가가 4만5000원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3년 6월 16일(4만4400원)이 마지막이었다. 무려 1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주가가 가장 높았던 2008년 5월(16만4000원)과 비교하면 75% 하락한 상태다.

LG전자의 주가 하락세는 특히 최근 1년 동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략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자 기관 투자자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최근 1년 동안 주요 투자자들의 일별 순매매 패턴을 살펴보면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해 8월 14일 이후 집중적으로 LG전자의 주식을 팔았다. 최근 1년 간 기관 투자자들의 누적 순매도 물량은 1590만주에 이른다.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5월까지만해도 23% 수준이었던 외국인 지분율이 21%까지 떨어진 상태다. 구글의 LG전자 인수설이 돌았던 지난 22일 LG전자의 주가는 3% 올랐는데,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동안에만 LG전자 주식 75만주를 팔아치웠다.

◆ 하반기 실적도 먹구름

부진한 실적이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15조원, 영업이익은 3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연초 전망치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올해 초만해도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 몇 개월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LG전자의 2분기 매출액이 14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920억원으로 5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TV부문의 적자확대와 전략 스마트폰인 G4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용 증가로 인해 MC(휴대폰) 사업부의 수익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TV 부문은 수요 부진 및 신흥시장 환율 약세로 수익이 둔화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사업부의 경우 G4의 후속 모델이 3 분기말에 출시될 예정이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2010년~2014년)의 LG전자 각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을 비교해 봤을 때 주축 사업부의 실적이 계속 부진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2011년을 피크로 HE사업부(TV부문) 매출이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수익 유지도 불투명하다”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경쟁력 급상승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LG전자의 주축 사업부 실적이 의미있게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