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동안 8조달러(약 9000조원)가 넘는 엄청난 자금이 유라시아 지역에 투자되는 등 인프라 분야에서만 연간 8%의 성장이 이뤄질 겁니다.”

10년 넘게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 부문을 담당해온 줄리안 벨라 KPMG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트너(사진)는 유라시아 지역의 인프라 분야가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라시아포럼 서울 2015'에 주제 발표자로 참석한 뒤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가졌다.

벨라 파트너는 유라시아 지역의 유망한 인프라 투자처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얀마, 몽골, 태국 등 5개국을 꼽았다. 그는 “이들 신흥국의 경제가 성숙해지기 전에 한국 정부와 기업이 해당 지역에 터를 잡고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벨라 파트너는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 내 상당수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가파른 경제 성장과 함께 급격한 도시화도 진행되고 있어 인프라 수요가 갈수록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설계·구매·시공(EPC) 업체가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며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이들과 협력해 인프라 시장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건설사와 제휴를 맺어 함께 인프라 투자에 나선다면 다른 국가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 파트너는 “단기간에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일궈낸 한국은 경제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 개발 노하우를 유라시아 국가에 전수해줄 기반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금전적 지원을 넘어서 글로벌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라시아 지역에 기여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벨라 파트너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실질적인 수익을 내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라시아 지역의 투자가 유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진행되기 때문에 경제 타당성을 꼼꼼히 검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자본을 투입하기 전에 해당 국가에 대한 두터운 지식·경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이 실패에서 얻는 교훈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