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비상 연락용으로 남겨둔 휴대전화 번호가 신경 쓰일 때가 있다. 자칫 번호를 드러냈다가 스팸이나 보이스피싱, 스토킹 등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할 때도 번호를 남기기 꺼려지는 경우가 있다.

최근 자동차 앞유리에 '050'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남겨져 있는 경우를 더러 볼 수 있다. 이른바 '안심콜'이라는 가상(假想) 전화번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발신자가 '05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걸어도 수신자의 개인 휴대폰으로 연결돼 개인 번호를 드러내지 않고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최근 월 2000원에 '050' 가상 전화번호를 3개 쓸 수 있는 'T안심콜'을 출시했다. 하나는 주차용, 하나는 택배용, 하나는 인터넷용 식으로 쓰고 한 달에 한 번씩 번호를 바꿀 수도 있다.

KT에는 월 3000원에 가상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투넘버플러스'가 있다. 상대방에게 전화나 메시지를 보낼 때 '+77+상대방 번호'로 발신하면 상대방의 휴대폰에 발신자의 실제 번호가 아닌 가상 번호로 표시된다. 가상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발신자 번호 앞에 '*77'이 삽입되어 구분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에는 '0505 개인 번호' 서비스가 있다. 0505에 연결된 번호를 수시로 바꿀 수 있어, 개인 번호가 바뀌어도 굳이 일일이 바뀐 연락처를 알릴 필요가 없다. 월 사용료는 1000원이다.

SK브로드밴드에는 자동차 앞유리에 번호를 적어두는 것이 아니라 LCD 단말기를 붙여두면 일정 시간마다 050 번호가 자동으로 변경되는 '번호 지킴이' 서비스가 있다. 단말기에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해두면 050 번호 60만개 중 무작위로 번호가 부여되고 1시간마다 변경된다. 개인 번호는 최대 3개까지 등록 가능하다. 처음 등록된 번호에서 전화를 받지 않으면 추가 등록된 번호로 순차적으로 연결된다. 1년 이용료는 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