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체크카드 처럼 실시간 결제금액 이체 사고…3000여명 피해

김모씨는 지난 20일 오전 10시쯤 하나카드로 결제했다가 카드 결제대금과 연동해 놓은 은행에서 온 입출금내역 문자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가 사용한 카드가 신용카드였는데도 체크카드 처럼 실시간으로 결제금액이 빠져나간 것이다. 김씨는 저녁 7시 무렵이 돼서야 해당 금액이 입금됐다는 은행 알림 문자를 받았다.

김씨는 “하나카드가 공지나 사과를 따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은행 입출금내역 알림서비스를 받지 않는 경우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갔다 다시 들어온 걸 모르는 사람도 제법 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나카드가 옛 하나SK카드와 옛 외환카드의 전산시스템을 통합 운영하기 시작한 첫날인 20일, 신용카드 결제금액이 체크카드 처럼 빠져나가는 등 크고 작은 전산 사고가 잇따랐다. 하나카드에 따르면 약 3200명의 계좌에서 2억원 규모의 돈이 빠져나갔다가 재입금됐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20일 오전 10시 전후로 하나BC카드 사용자 중에 결제금액이 빠져나간 사례가 확인돼 곧바로 재입금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전산통합 첫날 시스템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카드 이용이 몰리는 출근 시간대와 점심시간대 카드 결제가 안 되는 피해도 속출했다. 오전 8시30분부터 30분간, 오후 12시30분부터 40분간 두 차례에 걸쳐 카드가 정상적으로 결제되지 않았다.

하나카드는 20일부터 옛 외환카드와 별도 운영되던 홈페이지를 하나카드(www.hanacard.co.kr)로 통합하고, 모바일 앱 서비스도 하나카드 앱으로 일원화했다. 하나카드는 전산 통합을 위해 지난 11일부터 순차적으로 일부 서비스를 제한하고, 고객센터 인력을 평소보다 30% 확충하는 등 대비에 나섰지만 전산 통합 첫날 결제 오류가 잇따랐다. 21일 현재 하나카드 결제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