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범 전 다음카카오신사업 총괄이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38세의 나이에 IT 부문에서만 벌써 세 번째 창업에 도전한다.

이제범 전 다음카카오 신사업 총괄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창업에 도전한 ‘사업가 체질’이다. 그는 다음카카오 퇴사 후 3번째 창업에 도전할 예정이다.

이 전 총괄이 지난 2004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세운 '맥스트론'은 인터넷을 통해 문서를 다양한 기기에 공유하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업을 시작하고 2년이 지났을 때, 이 전 총괄은 학과 교수의 소개로 서울대 산업공학과 11년 선배인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을 만났다. 당시 벤처기업 아이위랩(카카오의 전신)을 인수한 김 의장은 이 전 총괄에게 경연진에 합류할 것을 권했다.

지난 2007년 아이위랩의 공동대표를 맡게 된 이 전 총괄은 두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취임 직후 미국에서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는 '부루닷컴'을 서비스했지만 실패했다. 2008년에는 한국시장에서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추천사이트 '위지아'를 출시했다. 위지아에 질문을 올리고, 답변하고, 평가하는 모든 과정에 이용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서비스였다. 위지아는 시범서비스 1주일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했으나 포털이 검색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결국 위지아 서비스는 2009년 말에 종료됐다.

위지아가 종료되던 2009년은 국내에 아이폰이 소개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김 의장과 이 전 총괄은 모바일에 승부를 걸기로 결심했다. 지난 2010년 2월 그룹 메신저인 '카카오아지트'가 '카카오'의 시작을 알렸다. 같은 해 3월에 출시한 '카카오톡'이 출시 6개월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아이위랩은 사명을 카카오로 변경한다. 이 전 총괄은 카카오에서도 공동대표직을 유지했다. 김 의장은 이사회에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이 전 총괄은 회사의 전반적은 운영을 책임지는 형태로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이 전 총괄은 카카오를 운영하면서 '신속성'과 '수평적 문화'를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톡 출시 당시 인터뷰에서 "모바일 시장에서는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카카오는 4명의 개발자가 하나의 제품을 2달 안에 만들어 내는 4-2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처럼 신속한 업무 진행을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수평적인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괄은 2011년 동국대에서 열린 강연에회서 "직원들은 나를 'JB'라고 부른다"라며 "’사장님 이건 어떻습니까? 라고 묻는 것보다 'JB, 이건 어때요?'라고 말하는 쪽이 직원들의 의견을 이끌어내기 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조직문화에 힘입어 카카오는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2014년 5월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하면서 직원수 3200명에 달하는 '대형 벤처'가 됐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자 카카오 초기 창업자들은 새로운 꿈을 찾아 떠나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말 다음카카오를 떠난 이확영 전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반승혼 전 카카오 게임총괄 부사장은 게임회사 '에잇크루즈(8CRUZ)'를 만들고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이 전 총괄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 총괄은 카카오톡 개발 이후에도 새로운 IT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