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적인 로봇 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로봇협회(IFR) 집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판매 대수(22만5000대) 가운데 25%인 5만6000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전 세계 산업용 로봇 4대 중 1대가 중국에서 판매된 것이다.

중국은 2013년 세계 최대 로봇 판매 국가가 됐으며, 내년에는 누적 보유대수에서도 미국·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IFR은 전망했다.

14억 인구의 중국이 산업용 로봇 대국이 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중국 내 노동 가능 연령 인구 감소로 매년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는 현실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동부 연안 주요 대도시의 근로자 임금은 매년 20~30%씩 치솟고 있다. 애플의 핵심 하청업체로 중국에서 12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대만기업 폭스콘은 이런 인건비 부담 때문에 향후 3년 내 전체 공정의 70%를 로봇으로 대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또 다른 요인은 중국 산업구조 고도화이다.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자동차, 스마트폰, 반도체 산업 등은 정밀도를 요하기 때문에 로봇 사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중국 토종 로봇 제조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에는 30개가 넘는 로봇 전용 산업단지에 420여개의 로봇 제조업체가 설립돼 있다"고 보도했다. 저장성에 있는 전기장비 제조업체 워룽(臥龍)전기는 작년 말 이탈리아의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 설비 제조업체인 SIR을 1780만유로(약 220억원)에 사들였다. 작년 12월 동부그룹이 내놓은 동부로봇을 인수한 곳도 중국계 자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