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종규

삼성전자(005930)가 7일에 있을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이번에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이전까지 7조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6조원대로 전망치를 내려 잡는 곳도 나왔다. 지난해부터 부각된 반도체 사업은 이번에도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갤럭시S6·S6엣지' 판매량이 기대보다 저조하면서 IM(IT·모바일) 부문 실적 개선이 미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정보제공회사 와이즈에프엔애 따르면, 증권사 23곳이 예상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7조1373억원이다. 전달보다 3000억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8조원대를 예상했던 올 4월보다 크게 저조한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증권사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영업이익인 6조6890억원을 예상했고, HMC투자증권 역시 6조7750억원으로 집계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2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는 좋지만,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이런 전망은 IM부문의 성적이 기대만큼 따라주질 못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IM부문이 올 2분기에 3조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봤다. 4조원을 넘겼던 지난해 2분기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6·S6엣지는 지난 4월 한달간 600만대 팔렸다. 전체 출하량의 60%로, 나머지 40%가 유통망 재고로 쌓였다는 것.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또 갤럭시 S6 시리즈 판매 때문에 노트4, 갤럭시 A시리즈 등 기존모델 판매가 급감하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갤럭시S6와 엣지의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일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6를 더 선호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업황이 크게 나빠졌던 1분기보다는 나아졌지만, 반등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TV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군인 SUHD TV로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전략이지만, 신흥국 통화 악영향, 수요 감소 등으로 소폭의 이익을 낸 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 1분기에 이어 반도체가 실적 견인차로 나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반도체는 영업이익 3조원대를 내며 전체의 절반 가량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D램이 PC 시장 수요 약세가 있었지만, 모바일 시장의 수요가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낸드플래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돼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2분기부터는 적자 사업이던 시스템LSI(비메모리) 부문도 순익분기점을 넘길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됐다. 14나노 핀펫 공정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4나노 핀펫은 갤럭시S6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에 쓰인 기술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분쟁은 물론 실적까지 좋은 일이 드물다"면서도 "단번에 분위기를 뒤집기보다는 꾸준히 역량을 발휘해 좋아지는 흐름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