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가 전일 대비 5.8% 급락한 3686.92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3.48%(140.93포인트) 하락하며 4000선이 붕괴된 이후에도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증시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12일 연고점(5166.35)을 기록한 뒤 2일까지 24% 가량 하락했다. 이날 까지 3주간 줄어든 상하이 증시의 시가총액은 2조8천억 달러(약 3천137조 원)에 달했다. 3주간 하락폭으로는 1992년 이후 최대다.

중국 증시는 올 초부터 이어진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경기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강세 흐름을 타면서 지난달 초 상하이 지수가 7년 5개월 만에 5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반을 기점으로 하루 3% 이상 급락하는 날이 잦아지기 시작하면서 거품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인용해 보도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의 전 세계 펀드매니저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이 중국 증시에 거품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스의 부채 위기가 최근 신문 지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미국 거물 투자자 중에는 중국 증시에 흐름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들이 많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신(新)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상하이 증시가 (거품 붕괴가 있었던) 1999~2000년 나스닥을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 증시 시총에서 증발한 3000조원은 그리스 국내총생산(GDP) 10배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라면서 '중국 증시 폭락'이 그리스 디폴트 보다 더 문제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권업계는 그러나 지나치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던 중국 증시가 일시적인 조정기를 거치고 있을 뿐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라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