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네이버가 스마트폰용 ‘네이버 지도’ 응용프로그램(앱)에 '택시 호출’ 기능을 출시했다. 네이버 지도 앱을 업데이트한 뒤 메뉴 버튼을 누르면 기존의 버스, 지하철 항목 아래에 ‘택시’가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비즈는 ‘카카오택시’ 출시 이후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택시 호출 서비스를 비교하기 위해 네이버 택시 호출 기능을 이용해봤다.

결론적으로 네이버 택시 호출 서비스는 카카오택시보다 불편했다. 위치확인, 배차, 차량 확인의 과정이 한 화면에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인 저녁 7시, 강남역 근처에서 택시를 불러봤다. 네이버 지도에서 내 위치를 확인한 뒤 ‘택시 부르기’ 버튼을 터치했다. 잠시 뒤 콜택시 업체에서 배차 확인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배차된 차량이 어디쯤 왔는지 보기 위해서는 해당 콜택시 업체의 앱을 별도로 내려받아야 했다. 택시 호출과 확인을 위해 네이버 지도 앱과 문자메시지, 인터넷 브라우저를 한 번씩 실행해야 한다는 점이 번거로웠다. 카카오택시는 택시 호출과 택시 위치 확인을 모두 앱 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택시 호출 서비스는 교통안전공단의 ‘전국 콜택시 1333’과 제휴를 맺고 승객의 택시 호출 정보를 콜택시 업체에 전달한다. 택시의 배차, 기사와의 연락은 콜택시 회사와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네이버는 택시 호출 서비스를 직접 관리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 교통안전공단의 '전국 콜택시 1333'과 제휴를 맺고 승객이 택시를 호출하면 해당 정보를 콜택시 업체에 전달할 뿐이다. 앱 상에서 기사와 승객이 직접 연결되는 카카오택시보다는 배차 과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택시 호출을 취소할 경우에도 택시 기사에게 직접 연락해야 한다.

카카오택시와 달리 현재 위치만 입력하면 택시를 호출할 수 있지만 택시 기사들의'콜 거부'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택시를 호출하고 5분쯤 지나자 '근처에 택시가 없다'는 메시지가 먼저 전송됐다. 잠시 뒤 콜택시 업체에서 전화가 와서 "근처에 차량이 없는데, 계속 배차를 원하느냐"라는 확인 전화를 받은 뒤에야 택시 배차를 받을 수 있었다. 겨우 만난 택시기사는 "원래 목적지가 안 뜨면 콜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가는 길목에 계셔서 받았다"고 말했다.

네이버 택시 호출의 ‘네이버 지도 안심귀가’를 이용하면 내가 탑승한 택시의 번호와 실시간 이동경로를 카카오톡과 라인, 문자메시지로 공유할 수 있다.

네이버 택시 호출의 안심 귀가 기능을 이용해 내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다. 택시에 탄 뒤, 차량 번호와 이동경로를 카카오톡과 라인, 문자메시지로 공유하면 된다. 이동 경로 공유 시간은 30분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내 이동경로를 공유해 봤다. 채팅창에 전송된 인터넷 주소를 터치해 내가 탄 택시의 이동 상황이 네이버 지도에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경로를 공유하는 동안 데이터를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택시에서 내린 뒤 공유가 종료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호출한 택시의 정보 제공이나, 승객의 개인정보 보호는 약간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네이버 택시 호출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탑승할 택시를 확인하기 위한 택시 번호 뿐이다. 택시 기사의 사진과 전화번호 승객 만족도까지 제공하는 카카오택시에 비교하면 사전 정보가 부족한 편이다. 이용자의 전화번호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 다는 점은 카카오택시와 같지만 승객과 택시의 연결을 위해 승객의 전화번호가 콜택시 회사와 택시 기사에게 전달된다. 카카오택시는 승객의 전화번호를 1회용 번호로 전환해 기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네이버 택시 호출 기능은 필요한 요소는 대부분 갖추고 있었지만, 특별한 장점도 없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추가한 기능으로 사업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단순한 부가기능이라도 국내 1위를 달리는 네이버가 뭔가 특별한 것을 보여주길 원했다면 과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