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가계대출은 LTV 규제 강화 이후 감소 추세로 반전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의 개인사업대출과 상가 토지 등 비주택 부동산 담보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이들 대출의 상당수가 향후 금리 상승이나 자산 가격 급락에 따라 부실 규모가 커질 수 있는 변동 금리 대출이라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대출 특성상 경기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뿐만 아니라 일시 상환 및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 충격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건전성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크다”고 밝혔다.

농협 등 상호금융기관은 최근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일반 중소기업대출보다 부실률이 낮고 주택담보대출보다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호금융기관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2014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매달 3000억원씩 늘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매달 5700억원씩 늘고 있다. 2012년 월평균 증가액이 570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증가 속도가 10배 넘게 늘었다. 2015년 3월 말 기준 상호금융기관의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1조7300억원이었다.

한국은행은 상호금융기관의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1분기 상호금융기관의 비주택 부동산대출 증가율(전기 대비)은 2.8%에 그쳤지만 2013년 2분기부터 증가 속도가 점차 가팔라지면서 2014년 2분기에는 증가율이 12%까지 치솟았다. 2014년 3분기부터 증가폭이 8.8%로 꺾였지만 2014년 4분기 9.2%, 2015년 1분기 8.3%를 기록하며 여전히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3월 말 기준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9.9%, 일시상환 대출 비중은 83.8%였다.

반면 2014년 8월 상호금융조합에 대한 LTV가 한도가 85%에서 70%로 축소되는 등 부동산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계대출은 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상호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전기대비)는 2014년 1분기 1조9800억원, 2분기 2조4300억원, 3분기 1조3200억원에 달했지만 4분기에는 6000억원으로 뚝 떨어졌고 2015년 1분기에는 59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한국은행은 저축은행의 가계·기업 대출 규모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상호 저축은행은 2014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있고 가계대출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며 “중소기업 대출 및 가계대출은 앞으로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