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운송 업종은 계속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주의 경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여행객 수가 줄고 있으며, 해운주 역시 최근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으로 인해 화물 운송 수요가 줄어 실적 개선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일보와 증권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2014년 운송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한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5년 하반기 운송 업종의 전망을 그리 밝게 내다보지 않았다. 그는 특히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가치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경우 원유 수입과 외화 부채에 대한 부담도 커져 운송 관련주가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하반기 운송 업종 투자에서 주의깊게 봐야 할 점으로 메르스 확산으로 크게 감소한 여행객 수의 회복 여부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을 꼽았다.

一상반기 유통 업종의 기상도는?
"흐림이었다. 올 초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 수입 부담이 줄어 항공과 해운주의 실적 개선에 다소 도움이 됐지만, 글로벌 화물 운송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4월까지 미국의 소비가 크게 늘지 못한 데다, 미국과 유럽의 산업 생산 시설이 신흥국에서 자국으로 돌아오면서 물동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사들의 여객 사업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5월까지는 상황이 나쁘지 않았지만, 6월 들어 메르스 확산으로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여행객 수가 크게 감소했다."

一하반기 기상도는?
"전체적으로 흐림이지만, 항공이나 택배에 비해 해운주가 더욱 흐릴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 각 국의 통화정책 완화 영향으로 소득은 늘었지만, 화물 운송량은 기대만큼 증가하지 못했다. 하반기에도 물동량이 늘 만한 특별한 요인이 없다. 특히 최근 운임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아시아와 유럽의 2분기 평균 운임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TEU(컨테이너선의 적재 용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1TEU는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박스 1개에 해당)당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1분기에 비해 약 30%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각 해운사들의 경쟁이 심화돼 운임이 다시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一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하반기 전망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화물 운송 부문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여행객 수가 얼마나 회복될 지 여부다. 메르스 확산으로 6월 여행객 수가 대한항공(003490)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5%, 아시아나항공(020560)은 25% 각각 감소했다.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은 예년과 큰 변동이 없지만,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 수는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一최근 몇 년간 저가 항공사들의 여객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하반기 상황은?
"대형 항공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여행객의 비중도 큰 대형 항공사와 달리 저가 항공사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높아 이번 메르스 확산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국제유가나 최대 저가 항공사인 제주항공의 상장 등 변수가 많아 저가 항공사 관련주들이 하반기에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一하반기 추천 종목을 꼽는다면.
"CJ대한통운과 한진칼, 대한항공(003490)을 추천한다. 운송주들이 대부분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지만, CJ대한통운과 같은 택배 관련주는 얘기가 좀 다르다.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 직구 등을 통한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전체 택배시장에서 점유율이 35%를 차지하고 있어 전자상거래 비중이 늘수록 수익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 돼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늘어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이다. 더 이상 대주주가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해 주가 상승을 억제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자연히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뜻이다. 배당과 브랜드 로열티 수입 등이 하반기에 늘 가능성도 있다. 계열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의 이용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대한항공의 경우 국내를 찾는 여행객 수 감소와 화물 사업 부문 부진의 악재가 있지만, 최근 이익이 늘고 있는 항공우주 사업부와 기내면세 사업 등의 가치를 감안하며 현재 주가는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된다."

一하반기 운송 관련주 투자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꼽는다면.
"환율이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가 인상될 예정인데, 구체적인 인상 시기가 나올 때까지 달러화가 계속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원화는 약세다. 달러 강세, 원화 약세 구조가 하반기에 이어진다면 외화 부채 규모가 큰 항공주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리스의 디폴트 여부도 계속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상반기에 대규모 통화정책 완화로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게 될 경우 경기가 다시 빠르게 식어버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