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2015년 하반기에는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순이익은 80조원 초·중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코스피지수가 2230까지 올랐던 지난 2011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선일보와 증권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2014년 시황 분석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한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하반기에는 코스피지수가 23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6월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정부는 곧 추경을 단행할 예정”이라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경제 살리기 정책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하반기에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신흥국들이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해왔다”면서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증권, 은행, 건설 등 정부 정책과 관련핸 내수주를 추천했다. 다만 자동차, 조선 업종은 실적 추정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을 확인하기 전까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5년 상반기 증시를 평가한다면?
"중·소형주가 매우 강세를 보였다. 양적완화로 인해 유로화와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중국의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이 어려워졌다. 기존 제조업이 좋지 않기 때문에 화장품·음식료·헬스케어 등 중·소형 소비재 관련주가 많이 오르게 된 것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중국 및 신흥국도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친 것도 증시에는 호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인해 증시가 조정을 거쳤다. 메르스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증시는 오를 수 있을까?
"오를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목표치는 2300이다. 우선 정책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 할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는 하반기 성장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할 것이다. 추경을 비롯해 규제완화, 각종 세제혜택 등의 카드를 꺼내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전력의 삼성동 부지 매각 차익을 제외하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순이익은 총 80조원 초·중반쯤 될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지수가 2230까지 올랐던 2011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2230 혹은 그 이상까지 주가가 오를 것이다.”

―수출 부진이 주가 상승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 단가가 낮아지면서 착시효과가 나타난 것 뿐이다. 물량 기준으로 보면 수출이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 상황이다. 가격 측면에서 보면 유가 하락에 따라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수출량이 과거와 비슷하더라도 수출액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메르스 여파가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 때는 내수만 약간 침체됐을 뿐이지만, 메르스 여파로 내수는 물론 국내 여행객까지 감소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느냐가 문제다.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이 위험하다'는 루머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일본 관광이 타격을 입었다. 외국인의 불안감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면 화장품·유아용품·항공·카지노·일반 내구소비재 업종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괜찮아 질 것이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은 하반기 증시의 위험 요인 아닐까?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은 터키, 브라질 등 일부 시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신흥국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 중단을 시사하자 일부 신흥국 경제가 흔들린 적이 있었다. 당시 위기설에 휩싸였던 인도,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대비했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의 재정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삼성전자, 현대차가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등이 가능할까?
"두 회사의 실적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기업의 주가는 기업 가치에 비해 매우 낮다. 주주를 챙기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자사주 매입, 구조개혁 등에 대해 의지를 표명하면 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 이후 국내 기업들이 주주환원에 신경쓰지 않으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을 거다. 도덕적인 입장보다는 실리적 측면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다.”

―하반기 추천 업종과 피해야 할 업종을 고른다면?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증권·은행·건설 등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내수주가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

피해야 할 업종을 고르기는 어렵다. 올해 실적 추정치가 계속 떨어지는 업종은 자동차·조선이다. 이들 종목은 실적 개선을 확인하기 전까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