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28일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새마을운동도 처음엔 정부가 주도했지만 국민적인 관심이 쏠린 이후 모든 마을이 경쟁하며 발전해 나갔듯이 창조경제혁신센터도 기업 간 창의적인 경쟁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업이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어 하는 미래 산업을 지역과 상생 협력을 통해 전개하는 모델이라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새로운 민관 협력 모델이라는 긍정론도 있지만 관(官) 주도 사업에 기업이 억지로 끌려간다는 부정론도 있다. 가능성 있는 모델인가?

"기업이 처음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맡을 때는 얼떨떨하게 시작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실제 사업을 벌이면서 의미 있는 사업이라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 혁신센터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기업이 원래 하고 있거나 하고 싶어 하던 미래 산업, 미래 기술 육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팩토리, 수소차, 바이오, 탄소섬유 등은 국내 기업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이다. 기업이 사업 근거지에서 해당 지역 중소·중견기업과 상생을 위해 지원하고 투자하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다."

―혁신센터가 기존 창업보육센터나 테크노파크와 별다를 게 없다는 비판도 있다.

"창업보육센터와 테크노파크는 모두 차별점이 없고 정부 중심으로 운영된다. 혁신센터는 지자체별로 기업과 연계해 실질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사업성이 있는 사업에 집중하니까 중소·벤처기업에 실제 도움이 된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외국에도 비슷한 모델이 있나?

"다보스포럼 창조경제위원회가 창조경제혁신센터 모델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할 정도로 상당한 관심을 표했다. 외국에는 개별 기업 단위로 비슷한 사업을 하는 곳이 있을 수 있지만, 17개 광역지자체가 대기업과 협력하는 우리 같은 모델은 별로 없을 것이다."

―기업에 준조세를 물리는 것이라는 저항도 있지 않나?

"새마을운동이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시작된 건 아니다. 그러나 열심히 하는 마을엔 정부가 보조금을 주고 서로 경쟁하게 만들어 결국 성공했다. 혁신센터도 각 기업이 시작하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고, 인력과 예산을 지원한다. 아직도 비용으로 인식하는 기업이 없지 않겠지만 해볼 만한 사업이라는 생각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혁신센터가 성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옥석을 잘 가리는 것이다. 눈가림식 기술 개발로 보조금 등 각종 혜택만 빼먹으려는 중소·벤처기업을 걸러내야 한다. 또 참여하는 대기업, 지자체, 중소기업이 어쩔 수 없이 의무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건 터뜨리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미국에 제2 IT 붐이 온 것은 아마존·애플·구글·페이스북 등 4대 신생 벤처가 성공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제2 벤처 붐이 일어나려는 초기 단계에 있는데 큰 성공 사례가 몇 건 터지면 이 사업은 잘 굴러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적 관심과 지원이다. 새마을운동이 성공한 것은 모든 농촌 마을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이 사업은 기업이 17개 광역단체와 지역 주민에게 약속한 사업이다. 센터의 이름이나 간판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지자체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는 사업인데 정권이 바뀐다고 하지 말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