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열린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조석 한국수력원자력사장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가동 중인 원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위험을 이야기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더 중요한 건 가동이 끝난 다음 발생하는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사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컨벤션 광화문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미래 에너지 포럼’에서 “수명이 다한 원전의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며 “핵폐기물 처리와 원전 가동 정지 후 줄어든 전기 공급량을 대체할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석유, 석탄, 가스, 신재생에너지, 원자력을 꼽았다.

석유, 석탄, 가스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자주 사용되는 주력에너지원이지만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있다. 한국은 중동국가에서 화석연료를 수입하기 때문에 현지 상황에 따라 공급부족 현상이 올 수도 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온실가스 문제도 없다. 다만 발전량이 현재 사용되는 전기량을 따라오지 못한다. 공급량에 한계가 있고 가격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원자력은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경제적이다. 연료공급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우라늄 석유처럼 고갈 우려는 없다. 하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성은 숙제로 남아 있다.

조 사장은 “5가지의 에너지원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고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나쁜 에너지원은 없다”며 “가격, 효율, 환경, 안전성 등 여러가지를 감안해 적절하게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원자력발전소 23기를 갖춘 세계 5대 원자력대국이다. 2009년에는 아랍에미레이트(UAE)에 원전 4기를 수출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중동 원전 개발은 한국에 좋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조 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에 발전소 4기를 186억달러를 받고 건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아부다비 원전은 사막 한복판에 있어 도시에서 차로 3시간을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때문에 원전 운영 인력 수급이 어렵다는 것. 그는 “결국 원전의 실질적인 운전자는 한국인일 수밖에 없다”며 “가장 낮은 직급의 직원이 월급 500만원 이상 받는 좋은 일자리”라고 전했다.

조 사장은 이날 최근 결정된 고리원전 1호기 정지 결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수원은 이달 16일 서울 삼성동 본사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2년 뒤 가동 시한이 만료되는 고리 1호기에 대한 가동 연장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리 1호기는 2017년 6월부터 영구 정지되면서 폐로(廢爐)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조 사장은 “고리 원전 1호기의 영구 정지 결정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후손들이 ‘원자력발전소 덕분에 성장했는데 우리에게 남은 건 폐기물 뿐’이라고 생각하게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