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특급 호텔인 '더 뉴욕 팰리스 호텔〈사진〉'을 9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호텔 가운데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급 호텔을 산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롯데는 이번 인수를 해외로 호텔업을 확장하고 미국 내 롯데그룹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을 미국계 사모(私募)펀드인 노스우드 인베스터즈(Northwood Investors)로부터 8억500만달러(약 892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롯데는 법인 설립 등 후속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올 8월부터 호텔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호텔은 1882년 지어진 5층짜리 전통 건물과 1982년 증축한 55층짜리 현대식 빌딩으로 구성돼 있다. 객실은 909개, 연회장은 23개다. 세인트패트릭 대성당과 센트럴 파크, 카네기홀 등 관광지와 가깝고, 미국 인기 드라마 '가십 걸'이 촬영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적인 갑부인 브루나이 국왕이 소유한 적도 있다.

송용덕 롯데호텔 사장은 "2018년까지 40여개 호텔 체인을 갖춰 '아시아 톱 3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수이다"고 말했다. 뉴욕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유학한 신 회장은 각국 정상과 명사들이 즐겨 찾는 뉴욕 팰리스의 상징성에 주목해 이번 인수 작업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국내에서 10곳, 해외에서 5곳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미국 시장에서 그룹의 인지도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앨라배마주에 자동차 부품 소재 공장을 가동 중인 롯데케미칼은 루이지애나주에서 저가의 셰일가스 에탄을 활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