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베버 구글 카드보드 매니지먼트 부사장이 카드보드를 소개하고 있다.

구글이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기술 대중화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저가(低價) 카드보드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서다. 카드보드는 골판지와 렌즈·고무줄 등으로 간단하게 만든 가상현실 기기로 관련 앱(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한 스마트폰에 끼우면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다. 가격은 2만원대다.

구글은 2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에서 개선된 카드보드와 함께 VR 플랫폼 '점프'를 공개했다. 새로운 카드보드는 16번의 조립과정을 거쳐야 했던 이전과 달리 완성품으로 나왔다. 스마트폰의 대형화로 크기도 6인치 스마트폰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커졌다.

점프는 액션 카메라 제조사 '고프로'와 손잡고 만들어졌다. 고프로는 구글에 16개 렌즈로 360도 전경을 찍어 입체 영상을 만드는 기기 '어레이'를 공급하게 된다. 어레이가 찍은 영상은 구글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매끄러운 3차원 영상으로 변신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부에서 감상할 수 있다.

구글은 이런 장점 덕분에 카드보드가 교육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날 구글은 가상현실 협력 프로젝트 '엑스페디션(expedition)'을 함께 발표했다. 선생님이 태블릿으로 콘텐츠를 틀면 카드보드를 쓴 학생들은 세계 곳곳의 명소 등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미국 자연사박물관 등과 협력해 엑스페디션을 기획했다.

구글 ‘어레이’.

클레이 베버 구글 카드보드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은 "학생들은 중국의 만리장성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어떻게 지어졌는지를 학습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으면서 이탈리아 베로나를 거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구글의 이런 전략은 가상현실 시장 개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현실은 구글 외에도 삼성전자, 소니, 페이스북 등이 뛰어든 시장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VR 기기는 25만원,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는 35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이다. 반면 구글의 카드보드는 단돈 2만원에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며, 이미 익숙한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 유통을 하기 때문에 확산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