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였던 전당포와 달리 최근 전당포는 깔끔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주로 한다. 이외에도 출장 서비스, 직원들의 복장 등 많은 부분이 변화하고 있다. 전당포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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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친숙한 장소는 아니다. 낡은 상가, 어둡고 좁은 실내, 창살 너머 쏘아보는 주인 등이 전당포의 전형적인 이미지였다. 원빈이 '전당포 아저씨'로 나오는 배경이 된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전당포가 딱 그렇다. 1990년대 이후 신용카드가 보편화되면서 전당포를 찾는 사람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전당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시계를 맡기고 급전을 빌리는 시대는 지나갔지만 여전히 전당포는 새로운 모습과 서비스로 젊은 고객들을 상대하고 있다.

홍대에 위치한 '착한 전당포'에 대학생들이 주로 쓰는 IT기계, 카메라, 자전거 등 다양한 물품들이 맡겨져 있다.

전당포는 ‘동산(動産)’을 맡기면 중고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 따라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곳이다. 건물, 땅처럼 움직이지 않는 재산이 ‘부동산(不動産)’이라면 움직이는 모든 것을 ‘동산’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월세를 내기 위해 20~30만원 대의 소액 금액을 원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아오는 만큼 맡기는 동산이 다양하다. 홍대에 위치한 착한 전당포 이용우(30) 점장은 “젊은이들이 많아서 기타, IT 기계, 자전거 등 맡기는 물건이 다양하다”고 했다. 심지어 DJ 믹싱기나 유명 강사의 영어 교재를 들고 오는 대학생들도 있다.

한 편에 피아노와 각종 서적이 담긴 책장이 위치해 있는 착한 전당포의 내부 모습.

전당포의 또 다른 변화로 외관을 들 수 있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마이쩐 전당포는 들어서자마자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맡긴 물품들은 유리 서랍장에 정갈하게 전시되어 있었고, 쇠창살 대신 넓은 테이블에서 손님을 맞고 있었다. 직원들 또한 단정한 옷차림에 미소를 띠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는다. 돋보기 너머로 손님을 뜯어보는 스크루지 같은 전당포 주인은 어디에도 없었다.

논현동에 위치한 '마이쩐' 전당포 직원이 출장 서비스에서 모 명품 브랜드 시계를 감정한 후 본사에 있는 전문 감정사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쉽게 전당포를 찾는 것을 꺼린다. 좋은 이유로 전당포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전당포를 시간 내서 찾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전당포에서는 ‘출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이나 전화로 본인이 원하는 시간, 장소를 신청하면 직접 찾아가 물품을 감정하는 것 까지 모든 것이 이뤄진다. 실제로 마이쩐 전당포에서는 직접 전당포를 찾아오는 사람보다 출장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점심시간 잠깐 시간 나는 회사원들이나 외진 곳에 있어 전당포까지 찾아가기 힘든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마이쩐 전당포 직원이 단정한 옷차림에 미소를 띠며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마이쩐 박성용(31) 경영지원실 상무이사는 “대출업의 좋지 않은 인식 때문에 우리까지 피해를 본다”며 “우리 같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전당포는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들과 같은 기업형 전당포들은 합법적인 한도 내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오해를 받는다면서 “전당포가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