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마지막 남은 택지지구로 꼽히는 마곡지구. 보통 택지지구라 하면 아파트와 주상복합 중심의 공동주택과 상업시설, 학교용지와 도로·녹지 등으로 채워지지만 유독 마곡 만큼은 오피스텔촌이라 부를만큼 오피스텔 공급이 넘쳐나고 있다. 예정된 공급물량만 1만실. 시장은 벌써 공급과잉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22일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새로 짓는 아파트, 상가, 연구단지, 오피스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공사 현장마다 펜스가 둘러져 있어 마곡지구 일부 내부 도로는 지나가기조차 불편했다.

개발이 한창인 만큼 오피스텔, 업무시설, 상가 등을 분양하기 위한 관계자들이 거리 곳곳에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간이사무실과 파라솔 달린 테이블 등 다양한 형태로 진을 치고 있었다.

서울 마곡지구에 빼곡히 들어서는 오피스텔 건설 현장.

◆ 마곡지구에 들어선 아파트 1만2000가구, 오피스텔도 1만2000실

마곡지구 개발계획에 따르면 택지지구 완성시기는 2025년이다. 마곡지구 조성이 마무리되면 상주 인구는 20만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발까지는 아직 10년이 남았다. 강서구에 따르면 마곡지구에 인허가가 완료된 오피스텔은 1만1800여실이다. 완료까지 10년이 남은 개발단지에 이미 예상 상주인구의 5%를 소화할만한 오피스텔 물량이 인허가를 받았다는 뜻이다.

인허가 받은 물량은 1만1800여실에 그치지만, 사실상 마곡지구 인근에 공급되거나 분양할 오피스텔까지 포함하면 1만2000실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마곡지구에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인 아파트 물량보다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마곡지구에는 지난해 아파트 6510가구가 입주했고 올해 60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내년 분양예정 물량 2985가구를 합치면 총 1만98가구다. 오피스텔 인허가 물량은 이미 아파트 예정물량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마곡지구 끝자락에 위치한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인근은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주요 지역이다. 해당 지역 인근에는 상가분양과 오피스텔 분양을 위해 대기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대부분의 오피스텔 분양관계자들은 투자 수익률이 5% 이상은 될 것이라며 호언장담하는 분위기였다. 오피스텔마다 역세권, 공원인근, 연구단지 인근 이라는 특징을 자랑하며 적극적인 홍보 공세에 나서고 있었다.

◆중개업자들 오피스텔 투자에 “지켜봐라”

마곡지구에 건설 중인 오피스텔 단지

그러나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마곡지구 오피스텔을 투자상품으로서 추천하기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발산역 인근 B공인 관계자는 “공급량이 넘쳐 수요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마곡지구 7단지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들은 이미 호가도 많이 오르고 전세물량도 찾기가 힘들 정도로 수요가 있지만, 오피스텔은 일부 대형 브랜드와 입지가 좋은 곳이 아니면 잘 추천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마곡지구 오피스텔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에게는 여유를 갖고 당분간 관망하면서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먼저 살필 것을 권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명동 스타PB센터 팀장은 “마곡지구 뿐만 아니라 광교신도시, 위례신도시 등 주요 개발지역에 공급예정된 오피스텔이 많기 때문에 향후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이 낮아지는 시기가 올 수 있다”며 “이 시기를 기다려도 늦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최근 시장금리가 낮은 만큼 오피스텔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개발호재에 따라 무조건 투자를 하기보다는 해당 지역에서도 역세권이나 거주환경, 업무지구와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