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사장은 차가운 도시 여성 이미지가 풍기는 외모와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에 여성스러운 면이 많다는 평이 많다.

일례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후 삼성서울병원을 가장 많이 찾은 사람은 이 사장이다. 이서현 사장은 바쁜 일정에도 자주 병원을 찾아 아버지를 간호하고, 병원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아버지 곁을 지킨 날도 많다고 알려졌다. 또 항상 담당 의료진에 이건희 회장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간호사에게 아버지를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하는 등 사소한 것들까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6월 1일 제22회 호암상(湖巖賞) 시상식이 열린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삼성가 삼남매.

이 사장은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선행을 하는 게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은 2011년 10월 트위터에 이 사장을 언급했다.

박 회장은 “(두산이) 의류사업을 할 때 매년 가을에 3000벌 정도의 재고 옷을 아이들에게 보냈었는데, 미국 회사에 사업을 팔고 나니 한마디로 못 주겠단다. 제일모직에 부탁하니 이서현 사장(당시 부사장)이 두 번 묻지도 않고 흔쾌히 주시겠단다. 정말 코끝이 찡하게 고맙다”고 트위터에 남겼다.

이후 이 사장은 약속한 3000벌의 의류를 전달했고, 옷을 전달 받은 아이들이 박용만 회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온 것을, 박회장은 다시 한번 트위터로 소개하면서 이 사장과 제일모직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박용만 회장은 이듬 해에도 꿈나무마을 아이들을 위해 이 사장에게 메시지를 전했는데, 당시 이 사장의 반응에 대해 “이번에도 이 사장은 두말 없이 앞으로도 알아서 계속 꿈나무마을 애들 옷을 주신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이 같은 미담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려한다. 조용히 돕는 것이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 사장의 본격적인 선행은 2003년 우연히 임직원의 아이가 난치병에 걸린 것을 알게 돼 , 병원비의 일부를 지원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후 13여년 동안 꾸준히 선행을 이어왔다. 이러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인사팀 외에 사내에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사장은 회사 내 임직원 중 본인 또는 가족이 질병이나 수해 등 자연 재해의 피해를 입은 경우 임직원에 격려 선물을 꾸준히 전달하는 등 꼼꼼하고 따뜻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