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평균소득 늘었지만 자영업자 상황 반영한 사업소득은 감소
실질 가계 소비지출 0.6% 줄어…세월호 사고 여파, 저유가 영향
가구 흑자액 사상 처음 100만원 넘어…평균 소비성향은 하락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451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월평균 소비지출은 265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1분기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이나 흑자액 모두 증가했고 지난해 지니계수(소득분배의 불균형 수치)는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가구 소득 늘었지만, 자영업자는 힘들어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가율은 작년 4분기 2.4%(전년 동기대비)에서 올 1분기에 다소 높아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취업자가 늘고 임금이 오르면서 근로소득이 3.8% 늘었다”며 “기초연금 등으로 이전소득이 늘어난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이 0%대에 머물면서 실질 소득도 2% 증가했다.

다만 사업소득은 4.6% 감소하며 부진했다. 사업소득은 자영업자의 영향을 받는데 최근 자영업자가 감소하면서 사업소득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는 전년동기대비 4만9000명이 감소했다.

비경상소득도 19만1900원으로 2.1% 감소했다. 경조소득이 11.1%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사람들이 각종 경조사에 쓰는 돈을 아끼고 있는 것이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366만8000원으로 3% 증가했다. 흑자액은 101만5000원으로 11.6% 증가했다. 흑자액이 100만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균소비성향은 72.3%로 2.1%포인트 하락했다.

분위별 소득 및 소비지출 증감률 추이.

소득은 모든 분위 가구에서 증가했다. 1분위의 소득증가율이 7.6%로 가장 높았고, 3분위(2.1%)와 4분위(2%)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1분위는 근로소득이 11.6%나 증가한 영향이 컸다.

처분가능소득은 모든 분위에서 증가했지만, 평균소비성향은 모든 분위에서 감소했다. 2분위의 평균소비성향이 3.1%포인트 하락해 하락폭이 가장 컸고, 3분위(-2.7%포인트), 1분위(-2.6%포인트)도 하락폭이 컸다. 소비지출은 1분위와 5분위에서 증가했고, 2~4분위는 감소했다.

◆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265만3000원...실질소비지출은 감소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5만3000원으로 작년 1분기(265만4000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작년 1분기 4.4%(전년 동기대비)에서 2분기에 3.1%로 줄었다가 3분기에 3.3%로 다소 좋아졌으나 4분기에 0.9%로 다시 떨어졌다.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은 0.6% 감소했다.

소비지출이 줄어든 데는 세월호 사고와 저유가의 영향이 컸다. 오락 문화에 대한 지출은 15만4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1% 감소했다. 특히 단체 여행비가 4.2% 감소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단체여행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음식 숙박에 대한 지출은 32만6000원으로 3.8% 증가했지만, 숙박비 지출은 0.6% 감소했다.

저유가로 교통비 지출도 줄었다. 교통비 지출은 31만6000원으로 4.5% 감소했다. 운송기구 연료비가 11.9%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통신비 지출은 14만6000원으로 8.4% 감소했다.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 알뜰폰 시장 확대 등이 통신비 감소를 이끌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증감률 추이.

주거.수도.광열비 지출은 33만6000원으로 3.8% 증가했다. 저유가 영향으로 주거용 연료비는 1.9% 감소했지만, 월세 지출과 주택수리의 증가로 실제주거비는 15.1% 증가했다. 보건비 지출은 17만9000원으로 4% 증가했는데, 안경 등 보건의료용품 및 기구에 대한 지출이 27%나 증가한 탓이 컸다.

주류.담배 지출은 2만9000원으로 6.1% 증가했다. 주류 지출은 0.3% 감소했지만, 담배가격 인상 때문에 담배에 대한 지출은 10.3% 증가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35만1000원으로 2.3% 증가했고, 의류.신발 지출은 15만5000원으로 5.3% 감소했다.

정부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가계소득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가계 소비지출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4월 신용카드 국내승인액이 전년동기대비 15.3% 증가했고, 휘발유 및 경유 판매량도 올해 들어 7~1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가계 소비지출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