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은 T커머스 채널 ‘CJ오쇼핑 플러스’를 27일부터 방송한다고 20일 밝혔다.

지상파TV 시청자 수 감소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던 홈쇼핑 업체들이 T커머스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T커머스는 TV와 상거래(commerce)의 합성어로, 인터넷이 연결된 TV와 리모콘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각각 3월과 4월 T커머스 채널을 출범했다. CJ홈쇼핑은 27일부터 ‘CJ오쇼핑 플러스’ 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GS홈쇼핑과 NS홈쇼핑 역시 6월, 7월에 T커머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홈쇼핑업체들이 T커머스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는 이유는 지상파 시청률이 감소해 기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반면 T커머스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GS홈쇼핑의 영업이익은 2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감소했다. CJ오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361억원, 현대홈쇼핑은 2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9%, 21.7% 떨어졌다.

반면 한국T커머스협회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790억원 규모였던 T커머스 시장은 올해 2500억원, 내년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방송 가입자수 역시 2012년 1000만명에서 지난해 1907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T커머스협회는 디지털방송 가입자수가 올해 2345만명, 2016년 284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송출수수료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TV홈쇼핑 업체들이 지상파 채널을 이용하기 위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는 매출의 10~15% 수준이다. 반면 KT의 올레TV, SK브로드밴드의 Btv 같은 통신사 방송채널을 이용할 경우 송출수수료는 5~10% 수준까지 떨어진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기존 TV홈쇼핑 채널은 채널 사용료가 비싸 시간당 3~5억원 정도 매출이 나오는 상품만 방송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구매담당자(MD)들이 섣불리 새로운 상품을 판매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T커머스에 이용하는 채널들은 지상파 채널보다 송출수수료가 낮은 만큼 중소기업 상품을 대폭 입점시켜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인기가 검증된 제품을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또 실시간으로 방송중인 상품만 구매할 수 있는 TV홈쇼핑과 달리 소비자가 VOD 목록에서 원하는 상품을 골라 방송을 시청하고, 언제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역시 T커머스의 장점으로 꼽힌다. TV홈쇼핑을 운영하던 장비와 인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홈쇼핑협회 관계자는 ”홈쇼핑업체 입장에선 T커머스를 통해 별다른 투자 없이도 새로운 판매 창구를 얻을 수 있는 셈”이라며 “아직은 T커머스 시장규모가 TV홈쇼핑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가 T커머스 시장에 진출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화성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T커머스 채널 ‘드림커머스’에 유상증자하는 안건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또 이마트는 3월 드림커머스에 대주주 변경 신청안을 미래부에 제출했다. 이마트는 T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해 홈쇼핑업계에서 인력을 채용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협회 관계자는 “신세계가 T커머스 시장에 진출한다면 다른 T커머스 채널과 달리 비싼 송출수수료를 주고서라도 시청률이 높은 채널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홈쇼핑 업체 입장에선 7월 개국을 준비중인 공영홈쇼핑 외에도 강력한 경쟁자가 하나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