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을 위한 국제 입찰전(戰)이 시작됐다. 해양수산부는 21일 세월호 인양 업체 선정을 위한 국제 입찰 공고를 22일 내고 한 달간 입찰을 받겠다고 밝혔다. 7월까지 업체 선정을 마무리하고, 9월쯤 해상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실종자 9명의 유실을 막기 위해 절단 없이 통째로 건져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또 전체 심사 점수 가운데 80%는 기술, 20%는 가격으로 평가해, 가격이 낮아도 기술력이 떨어지면 배제키로 했다.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해 200㎘의 잔존유(殘存油)를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지도 평가한다.

해저면 44m에 침몰한 6825t 규모 여객선을 통째로 건져내는 건 유례가 없다. 국내 10곳, 해외 10곳 등 컨설팅·인양·잠수·장비 분야의 국내외 20여개 업체가 입찰에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는 잠수 능력이 뛰어나고 장비를 근거리에서 조달할 수 있지만, 선박 인양 경험과 기술은 해외 업체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해수부는 국내 업체가 배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외 컨소시엄으로 입찰할 경우 가점을 주기로 했다. 해외의 경우, 이탈리아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와 러시아 핵 잠수함을 인양한 네덜란드 스미트(SMIT), 컨테이너선·화물선 등을 인양한 미국의 타이탄(Titan)을 비롯해 영국, 중국, 덴마크 등지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인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1000억~12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초당 2m 안팎의 빠른 유속과 풍랑 등 맹골수도의 악조건을 감안할 때 인양 완료 시점이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10월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계약 조건에 비용 한도를 명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인양 비용이 급증되는 것은 막을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