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번호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도 모바일·온라인 쇼핑몰에서 간편하게 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각종 '페이(pay·지불)' 서비스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SK플래닛의 시럽페이,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페이 등 모바일·통신·게임·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일제히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각 서비스의 특징과 장단점을 살펴봤다.

비밀번호나 패턴 입력하면 결제 끝

어떤 서비스든 가입 절차는 2~3분이면 끝난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으로 본인인증을 받은 뒤 신용카드와 결제용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한 번 정보를 저장해두면 다음 번에는 일일이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등을 입력할 필요가 없다. 사전에 설정해둔 비밀번호만 넣으면 수초 만에 결제가 끝난다.

결제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카카오페이와 시럽페이, 페이코는 6자리의 결제 비밀번호를 넣는 방식이다. 이베이의 스마일페이는 결제할 때마다 6자리의 일회용 비밀번호를 이용자의 휴대폰으로 보내준다. 보안을 강화한 조치이긴 하나 일일이 새로 비밀번호를 받아야 해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린다.

LG유플러스가 서비스하는 페이나우는 결제창에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스마트폰의 페이나우 앱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이어 앱의 접속창에 비밀번호나 안전패턴, 그래픽인증 중 하나를 택해 입력하면 결제가 끝난다. 결제할 때마다 앱이 실행돼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인증방식이 다양해 좀 더 안전할 수 있다.

가맹점 수는 페이나우가 독보적

간편결제 서비스를 택할 때는 자신이 주로 쓰는 곳에서 사용이 가능한지, 어떤 혜택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주로 쓴다면 이 쇼핑몰 운영회사인 SK플래닛이 만든 시럽페이가 유리하다.

옥션·G마켓 이용자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모회사인 이베이코리아가 전용 결제 서비스로 내놓은 스마일페이에 가입해두면 편리하다.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배달 앱이나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카카오페이를 쓰는 것이 편리하다.

가맹점 수는 페이나우가 가장 많다. 현재 CJ몰·현대H몰·교보문고·ABC마트 등 10만여 곳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50여 곳, 신생 서비스인 페이코는 4곳 정도다. 페이코는 가맹점인 티켓링크, 코미코, 팝슈즈 등의 사이트에 직접 가입하지 않고 페이코 아이디만으로 로그인할 수 있도록 해 편리하다. SK플래닛의 시럽페이는 현재 11번가에서만 이용 가능하며 가맹점을 점차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부가적인 기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럽페이는 유일하게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도 최대 200만원까지 즉시 결제가 가능하다. 다른 서비스는 결제액이 30만원을 넘으면 비밀번호 외에도 공인인증서나 휴대전화 SMS(문자메시지)로 본인 인증을 받아야 한다. 페이코는 이용자가 결제한 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해 줘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현재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들은 이용자 유치를 위해 첫 이용 시 2000~5000원의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어차피 구매할 물품이라면 이벤트 기간에 가입해 할인 혜택을 보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결제가 간편해야 매출 늘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간편결제 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고객이 쉽게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의 분석 결과 최종 결제화면에서 빠져나가는 고객의 이탈률이 모바일 이용자는 53%, PC 이용자는 22%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유를 조사해보니 모바일의 45%, PC의 17%가 "카드 결제가 너무 어렵다"고 답했다. 이 비율을 얼마나 떨어뜨리느냐가 고객을 단단히 붙잡고 동시에 매출을 성장시키는 지름길이라는 뜻이다.

G마켓도 작년 4월 간편결제 '스마일페이'를 도입하기 전만 해도 스마트폰·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한 거래 비중은 전체의 26%에 불과했다. 하지만 도입 1년이 지난 지금 이 수치는 47%로 상승했다. 옥션도 같은 기간 모바일 비중이 19%에서 43%로 급증했다. 이준혁 G마켓 운영기획실장은 "과거 결제가 복잡했을 때는 결제단계에서 구매를 멈추는 고객이 5~10% 수준이었는데 간편결제 도입 이후 이 비율이 크게 줄었다"면서 "모바일 기기에서 최대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해 모바일 쇼핑을 대중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