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G 페르트 구글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

"좀 더 어린아이 같이 사십시오."

구글에는 기존 기업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직함이 많다. 그 중 하나가 ‘혁신- 창의성 총괄’이다. 이 조직을 이끌고 있는 프레드릭 G 페르트는 창의력 계발을 위한 실천방안으로 어린아이처럼 살아갈 것을 강조했다.

페르트 총괄은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SDF) 2015’에서 "구글에서 배운 몇가지 통찰이 있다면 아이와 같은 행동을 장려하고 장난스러움을 격려하면 창의성이 발휘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페르트 총괄은 구글의 ‘10배 싱킹(10x thinking)’을 촉진하는 팀을 이끌고 있다.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10%의 개선이 아닌 10배의 개선을 원하는 구글의 철학을 실천으로 옮기는 조직이다. 마치 달에 우주선을 처음 쏘아올렸을 때처럼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문제에 도전한다고 해서 '문샷싱킹(moonshot thinking)'으로 불리기도 한다.

페르트는 아이와 같은 사고 외에도 구글 혁신 문화를 지탱하는 4가지 핵심 축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로 강조한 것은 사명감이다. 그는 "모든 혁명은 윤리 가치로 시작된다"며 "조직이든 개인이든 사명을 정하고, 이를 통해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전 세계 정보를 체계화해 유용하고 접근 가능 하도록 만들라는 사명으로부터 출발했다. 페르트는 “지구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촬영한 '구글 맵스', 책 검색 서비스 '구글 북스'와 같은 프로젝트들도 처음에는 불가능에 가까웠던 시도였다"며 “사명은 평생 완성할 수 없을 것 같은 거창한 것일수록 좋다"고 말했다.

페르트는 이어 투명성과 발언권을 핵심 축으로 소개했다. 구글은 임직원을 포함해 기업의 정보를 대내외적으로 공개한다. 서로가 숨길 필요가 없이 떳떳한 일을 한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또 직원들에게 발언권을 주면서 격의 없이 혁신을 논한다. 그는 "전사적인 소통으로 신뢰와 함께 책임감을 배양한다"고 말했다.

페르트는 혁신의 마지막 축으로 '공간'을 꼽았다. 그는 "물리적인 공간은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며 "개방성과 투명성, 협업을 물리적인 공간에 녹여내면 불가능의 경계를 넘어설 용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페르트가 구글 ‘차고(The Garage)’의 공동설립자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차고’는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것들을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구글 본사 내의 공간이다. 차고를 빌려 사업을 시작한 구글의 창업정신을 잇기 위해 만든 곳으로, 3D 프린터 등을 갖추고 있어 직원들이 상상하는 제품이 있으면 바로 시제품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페르트는 "자동차가 수영하고 날아다니는 불가능을 마음껏 상상해보길 바란다"며 "자신의 창의력을 신뢰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