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900만명이 사용하는 무료 내비게이션(길 안내) 서비스 '국민내비 김기사'(이하 김기사)가 다음카카오에 인수됐다.

다음카카오는 "김기사 앱(응용 프로그램) 개발사인 록앤올 지분 100%를 626억원에 인수하고 양사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인터넷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카카오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O2O(Online to Offline·키워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김기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록앤올이 2011년 3월 출시한 김기사 앱은 현재 월평균 1억건의 길 안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운전을 하고 있는 도중에도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 덜 막히는 길을 계속 바꿔가며 알려줘 이용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김기사 인수해 O2O 서비스 강화

이번 인수는 다음카카오가 O2O 사업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다. O2O는 스마트폰 화면 안에서만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해 실생활과 직결되는 서비스를 말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카카오택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택시는 사용자의 위치나 대중교통 상황, 지도 정보 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위치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음카카오는 김기사를 인수한 배경에 대해 "O2O 사업을 확장하는 데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교통 관련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록앤올이 보유한 교통 정보와 실시간 데이터 분석 시스템 등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전략적으로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 최세훈 공동 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퀵서비스나 대리운전을 카카오택시와 비슷한 영역으로 보고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 서비스에 이어 위치 정보를 활용하는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여기에 다음카카오가 내놓은 '카카오페이' '뱅크월렛 카카오' 등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서비스를 결합해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다. 예컨대 현금이 없어도 카카오택시를 호출해서 탄 뒤 카카오페이로 택시비까지 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IBK투자증권 이선애 애널리스트는 "핀테크 서비스가 아직은 국내에서 걸음마 단계지만 온·오프라인 서비스와 결합하면 훨씬 강력한 힘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 적극 나서는 다음카카오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김기사를 개발한 록앤올을 다음카카오의 유력한 인수·합병 대상으로 주목해왔다. 카카오택시는 이미 택시기사용 앱에 김기사 서비스로 바로 이어지는 기능을 넣어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에 따라 양사가 단순 제휴 관계를 넘어 인수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록앤올은 다음카카오의 자회사로 편입된 뒤에도 기존 김원태·박종환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다음카카오는 록앤올과 협력을 강화해 앞으로 출시될 여러 서비스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록앤올 박종환 공동 대표는 "위치 기반 사업과 다양한 O2O 서비스를 다음카카오와 함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김기사) 서비스는 전과 동일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기존 사업의 성장세가 한계에 달하고, 신규 사업은 아직 본격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올 들어 알림장 앱 업체 키즈노트, 벤처 투자 업체 케이큐브벤처스, 중고 전자기기 거래 업체 셀잇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O2O 서비스 Online to Offline service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서비스. 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다. 소비자가 상점에 들어서면 이를 감지해 할인 쿠폰을 스마트폰으로 보내주거나 스마트폰으로 주문·결제한 음료를 실제 카페 매장에서 마시는 등의 서비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