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싱가포르의 성공 비결인 외국의 고급 인력을 적극 유치하는 이민 정책을 배워야 합니다."

신장섭〈사진〉 싱가포르국립대(NUS) 경제학과 교수는 13일 삼성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싱가포르와 한국-다른 모델, 비슷한 성공 그리고 미래'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1인당 GDP(국내총생산) 5만달러에 이른 싱가포르는 제조업 기반 상실이 국가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연평균 7% 제조업 성장률과 GDP의 제조업 비중 25% 유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싱가포르 지도자 사이에선 인접국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로 자국의 제조업이 넘어가면 국가 생존이 위태로워지고 제조업에서 파생되는 금융·물류 같은 서비스업도 클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한국도 핵심 제조업이 중국으로 이전(移轉)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제조 공정 기술에서 나오는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이 출산 장려 운동만으로 저출산·고령화 시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앞으로 전 세계가 고급 인력 유치 경쟁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날 "세계적으로 대량으로 물건을 제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게 삼성"이라며 "이러한 역량을 국가에서 잘 키워줘야 한다. 국가에서 삼성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도 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8월 "대우그룹은 관료들에 의해 기획 해체됐다"는 내용을 담은 저서 '김우중과의 대화'를 출간했다.